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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젊은층 확산…녹내장·백내장 제치고 실명원인 1위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8.07 13:33

수정 2014.11.07 15:33



녹내장과 백내장을 제치고 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올라선 황반변성이 최근 젊은 층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관련 약물이나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 김순현)은 최근 병원 진료기록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0년 223명이었던 20∼49세 사이의 황반변성 환자수는 2004년 414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0년 7631명 이었던 20∼40대 사이의 젊은층 황반변성 환자수는 2004년 1만3673명으로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쓸모 없는 혈관들이 자라나거나 출혈이 생기면서 심한 시력손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서구에서는 녹내장과 백내장을 제치고 성인 실명 원인 1위로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1990년대 이후 당뇨 망막증을 거쳐 최근 가장 흔한 실명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황반변성은 별 증상이 없다가 시력이 서서히 나빠져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초기에는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근거리 물체가 비틀려 보이는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더욱이 습성형태의 황반변성은 건성에 비해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발병 1개월 이내에 시력이 급속히0 저하되고 빠르면 2개월에서 3년 사이에 실명을 초래한다.

따라서 황반변성은 망막 바깥 부위를 덮고 있는 맥락막(안구혈관막)의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지만, 아직까지 완치법은 없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황반변성의 치료법으로는 크게 수술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다.

수술요법은 맥락막의 신생혈관을 시술을 통해 제거함으로서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망막의 손상 정도가 심하고 시력을 떨어뜨려 그다지 권장할 만한 치료법은 아니다.

때문에 약물 투여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나와있는 약물은 적응증이 전체 환자의 약 10%에 불과한 습성환자에 제한돼 있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다국적제약기업인 노바티스에서 지난 2000년 12월부터 시판에 들어간 ‘비쥬다인’이 유일하다.

올해 7월1일부터 보험급여가 확대된 이 약물은 특발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신생혈관의 진행을 억제해 94% 이상 시력이 안정 또는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3년간에 걸친 장기간의 임상결과, 비쥬다인은 치료 받지 않을 경우 3개 월 만에 상실되는 시력을 최장 48개월(4년)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화이자가 아이테크 파마시유티컬스와 공동 개발해 2004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승인을 받은 한 ‘마쿠젠(Macugen)’과 임상3상시험에서 환자의 95%가 1년 이상 시력이 유지되거나 개선된 노바티스의 ‘루센티스(Lucentis)’라는 약물이 있으나 이 역시 습성환자 전용이다.

건성환자의 경우는 생활습관을 바꿔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치료법이다.


이를테면 황반병성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고지방 식사, 흡연, 고혈압 등 위험인자를 다스려야한다.

대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제가 포함된 비타민의 복용도 건성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센터 조성원교수는 “서구식 식생활, 고도 근시, 자외선, 흡연 등으로 최근 젊은 층에서 황반변성에 의한 실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황반변성은 치료를 해도 손상된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되도록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도움말=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조성원교수)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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