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순환사회연대에서 유해산업폐기물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양진녕 간사는 요즘 폐 휴대폰 회수 시범사업 ‘기브폰 에코 프로젝트’ 로 인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푹 빠져있다. 국민들에게 폐 휴대폰 재활용의 당위성을 알리고 장롱폰을 양지로 끌어낼 수 있다는 소중한 의미가 프로젝트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기브폰 에코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와 현재 진행상황은
▲현재 휴대폰 제조사들도 폐 휴대폰을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조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휴대폰 수거는 적극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갖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는 현재 거점수거형태로 폐 휴대폰을 모으고 있다. 휴대폰을 버리고 싶으면 정해진 지역으로 고객이 직접 찾아가야만 한다. 따라서 폐 휴대폰을 배출하는 사람들의 적극성이 떨어진다. 배출자와 가까운 곳에 함을 만들어 수거율을 높이자는 게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지난 9월 도봉구에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으며, 이달 말부터는 노원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폐 휴대폰 수거에 들어간다.
―수거된 휴대폰은 어떻게 활용되나
▲휴대폰 제조사들이 거래하고 있는 재활용업체에게 인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생 불가능한 휴대폰은 물질 재활용 시킨다.
그러나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휴대폰은 전 주인의 개인정보를 제거한 후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에게 기증한다. 1개 자지단체 당 5명 정도의 수혜자를 생각하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1∼2년 정도의 이동통신요금을 자원순환사회연대 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폐 휴대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장롱폰이라고 해도 이를 유가물, 즉 돈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0원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사람이 많다. 공익을 위한 수익금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잘 내놓지 않는다.
또 이 사업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금도 없는 상황이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환경협회을 통해 지원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
캠페인 참여율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배출자에게 폐 휴대폰 값을 쳐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게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하면 차선책으로 버리는 휴대폰이 사회에 환원된다는 걸 강조해야 한다고 본다.
― 폐 휴대폰을 적절히 버리는 방법은.
▲이동통신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사후서비스(AS)센터에서 반납할 수 있다. 또 이동통신회사나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마련해놓는 수거함에 배출해도 된다. 아울러 우체국에서도 수거함을 설치해 놓고 폐 휴대폰을 받고 있다.
여기까지가 합법적이다.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는 식은 모두 불법인 셈이다. 재활용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광역자치단체에 따라 개인이 운용하는 재활용선별장에서는 소각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폐 휴대폰 수거 시범사업을 확대할 계획은 있는지
▲도봉구와 노원구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해 이를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아파트가 많아 수거 거점을 잡기 쉽지만 주택 분포가 높은 은평구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2∼3개 구를 묶어 폐 휴대폰 수거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제작한 수거함을 갖고 일정 기간 동안 지역을 순회하는 방법도 구상중이다.
도봉구와 노원구에서는 각각 9000가구씩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이뤄지게 된다. 1가구당 1개씩 장롱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계산하면 올해 말까지 2개 구단위 자치단체에서 2만대를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이번 사업에서 수익이 생기면 수거비용 등 최소한의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각 광역자치단체의 소년·소녀 가장 등 저소득층 지원으로 모두 환원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시범사업을 통해 폐 휴대폰의 유해성을 국민들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범사업 또는 우체국에 마련된 수거함을 통해 폐 휴대폰을 배출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배출되건 장롱폰을 양지로 끌어내는 게 이번 사업의 최종 목표다.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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