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8·31대책후 집값 상승조짐,약발 벌써 끝났나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03 13:52

수정 2014.11.07 12:31



8·3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유지돼 오던 아파트 값 하락에 반전 기미가 두드러지고 있다.

상반기 집값 상승의 진원지가 됐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일부 신도시 지역과 지방 대도시까지 다시 집값 상승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8·31 대책이 벌써부터 ‘요요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조정기로 판단해 향후 정부의 후속 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재건축 등 수도권 일대 집값 회복 ‘뚜렷’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8·31 대책 후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0월 셋째주 0.03%를 기록,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뒤 전국 아파트값도 0.06% 뛰었으며 같은 시기 신도시도 0.0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서울과 수도권지역 주요 아파트 값의 회복세는 상반기에는 집값 폭등의 진원지가 됐고 8·31 대책 이후에는 집값 하락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급매물이 눈에 띄게 소진되면서 가격을 회복하고 있는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례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매매가격은 8·31 대책 직후 한때 6억6000만원선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7억원선을 회복했다. 특히 송파구의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은 대책 이후 8억원 초반대까지 내렸지만 최근 1억원 이상 올라 9억원선에서 거래됐다. 송파공인 최명섭 대표는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이 최근 규제완화 발언과 최근 제2롯데월드 건립소문 등으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1주일 사이 급매물도 속속 소화되는 등 시장이 8·31 대책의 충격을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둔촌 주공2단지도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8·31 대책 이후 가격이 5000만∼7000만원 정도 하락했지만 최근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1500만∼2000만원가량 회복됐다.

이러한 집값 재반전 움직임은 서울 지역뿐만이 아니다. 신도시 지역에서는 신도시 확대 발표의 호재가 있는 경기 김포신도시 지역, 평촌과 일산 등지의 집값이 지난 10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지방에서도 하반기 분양이 몰리면서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대구시 아파트 매매가는 8·31 대책 이후 두달간 0.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요요현상 판단은 일러’

그러나 이같은 수도권 일대의 집값 회복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대세’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3일 8·31 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로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공공의 공급물량을 대폭 늘리는 등 공급확대를 통한 집값 잡기에 나설 방침이어서 당분간 약보합세 내지는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는 것.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의 종합판이라 불리는 8·31 대책이 나온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아 집값 하락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대세로 판단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며 “수요자들은 정부가 입법 과정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때까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도 “8·31 대책 이후 투자심리 위축으로 급락했던 강남권 재건축이 급매물 거래로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대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도 있다.


현도 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전반적인 시장 침체분위기는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미 8·31 부동산 대책의 주요 골자는 입법통과 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실제 입법 후에도 추가적인 가격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