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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통신사 ‘빈익빈’ 현상 가속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06 13:52

수정 2014.11.07 12:28



오는 2006년 통신시장에서 후발사업자들의 ‘빈익빈’ 현상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일부 후발사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요금인하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고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선발사인 KT와 SK텔레콤은 내년 한 해 동안 탄탄한 자본과 가입자를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 후발사 새로운 동력이 없다

유선 후발사들은 2006년 수익성을 높일 뚜렷한 동력(모멘텀)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먼저 하나로텔레콤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내년 시장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파업까지 가게 되면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로텔레콤 외국인 대주주는 내년부터 회사 지분 매각 작업을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아 회사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데이콤·파워콤도 경쟁력이 높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데이콤은 내년 컨버전스(융합)로 일반 시장을 두드린다는 계획이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이민우 데이콤 부사장은 “초고속인터넷사업을 파워콤으로 넘기고, 수익 공백을 파워콤 초고속인터넷과 결합한 인터넷전화 등 번들 서비스로 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터넷전화의 경우 가정 시장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저가 서비스, 기업 시장은 삼성네트웍스 등 기업 전문 업체들과의 경쟁을 치러야 한다.

파워콤의 수익은 내년에 급감할 전망이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지난 3·4분기 순이익은 72억원으로 직전분기 291억원 대비 75.3% 빠졌다.

모회사인 데이콤도 파워콤이 내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마케팅 부담이 늘어 자사의 지분법평가이익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KT는 신사업으로 후발사의 시장을 뺏어온다는 전략이다. 권행민 KT재무실장은 “KT가 IPTV를 하는 이유는 수익이 아니라 결합서비스로 50% 수준인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후발사도 수익 악화 불보듯

이동통신 후발사업자들은 내년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인하 압박에 단말기 보조금 정책이 겹치면서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

CID요금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KTF와 LG텔레콤이 SK텔레콤처럼 CID 요금 무효화를 선언할 경우 내년에 각각 900억원, 1000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KTF와 LG텔레콤의 2006년 순이익 전망치인 4621억원, 1450억원의 각각 19.4%, 68.9%에 해당한다.

여기에다 내년 4월부터 단말기 보조금이 허용되면 KTF와 LG텔레콤의 매출대비 마케팅 비용은 올해 보다 1.4%포인트, LG텔레콤은 1%포인트 늘어나면서 적지 않은 고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가입자 유지비용도 KTF는 올해 대비 1500억원, LG텔레콤은 3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SK텔레콤은 CID요금 무료화로 인한 수익 감소분은 신규 서비스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와 SK텔레콤조차도 수익성 개선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무선 후발사업자들에게 2006년은 더욱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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