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척추 장애를 겪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산발적 우울증에 시달렸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 불안한 기억력에 의존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
강력한 리더십과 통치 이념으로 자국민을 이끌던 이들 지도자들에게 자기 자신은 가장 이겨내기 힘든 어려운 적이었다. 숱한 국정을 치렀지만 정작 이들의 몸은 결코 원만한 공직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적 결함을 앓고 있었다. 케이블·위성 디스커버리 채널은 7일부터 11월 한달간 방영되는 특선 다큐멘터리 4부작 ‘위기의 지도자들’을 통해 그동안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주요 지도자들의 뒷모습을 살핀다.
매주 월요일 밤 12시에 방영되는 ‘위기의 지도자들’은 민첩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는 최고 통수권자의 자리임에도 이들 지도자들은 각종 정신적, 신체적 질환 속에 국정을 운영했다는 다소 역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7일 첫 방영에서는 레이건 전 대통령을 소개한다. 일흔번째 생일 2주를 남기고 전격 취임한 그는, 그러나 취임 전부터 이미 두뇌 노화의 징후가 발견됐다. 총격사건 등 극도의 중압감 속에서 주요 법안에 서명을 하고 그 와중에 그의 기억력은 점점 감퇴해갔다.
14일 방송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한다. 험난한 정치역정 끝에 지난 91년 러시아 최고 자리에 오른 그는 우울증에 종종 시달렸다. 그가 지독히도 보드카를 즐겼던 것은 이같은 의욕 상실을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는 것. 실제로 지난 94년 아일랜드를 방문했던 그가 착륙 후 비행기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것은 만취 때문이 아닌 심장발작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 오는 21일 소개될 케네디 전 대통령은 에디슨 질환, 만성 척추장애 등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독한 진통제와 척추 교정기에 의존했던 그가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구를 보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28일 밤 방영되는 처칠 전 수상 편에서는 산발적 우울증을 겪었던 그의 과거를 전한다. 산발적 우울증은 대체적으로 강력한 카미스마식 추진력으로 표현된다. 그가 1차 세계대전 동안 대량살상을 야기했던 터키 건함 공격 등 다소 경솔했던 지시는 이 병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사진설명=케이블·위성 디스커버리 채널은 11월 한 달간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정신적·육체적 결점을 알아보는 특선 다큐멘터리 4부작 '위기의 지도자들'을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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