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음성성형]거친 목소리 수술로 부드럽게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07 13:52

수정 2014.11.07 12:27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라비언은 대화 중 상대방에게 받는 이미지는 목소리가 38%를 차지하고, 복장이나 표정(35%), 자세, 태도, 보디랭귀지(20%) 등 시각이 주는 이미지는 55%이며, 대화 내용은 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목소리만 좋아도 그 대화의 3분의 1 이상은 성공하는 셈이다. 이처럼 목소리는 의사소통이라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그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듣기 싫은 목소리는 면접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며, 완벽한 외모의 트랜스젠더 역시 중성적인 목소리 때문에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음성성형은 이처럼 거칠고 허스키한 목소리, 떨리는 목소리, 다른 성(性)의 목소리 등 다양한 목소리 고민으로 대화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쉬고 거친 목소리 주사 성형으로 고친다.


쉰 목소리를 유발하는 목소리 질환에는 급성후두염처럼 적절한 휴식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와 적절한 치료 전에는 낫지 않는 성대질환으로 크게 나뉜다.

따라서 바뀐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성대질환 유무를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 쉬고 거북한 목소리를 유발, 정상적인 대화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성대질환에는 ‘성대마비’, ‘노인성후두’, ‘성대구증’ 등이 있다.

성대마비는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후두신경이 손상돼 한쪽이나 양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질환으로, 각종 수술이나 사고 후 목소리가 갑자기 심하게 쉬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성후두는 나이가 들면서 성대 근육이 서서히 퇴화 돼 쉰 목소리가 나게 된다. 성대마비나 노인성후두 모두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해 사래가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성대구증은 원인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대에 파인 홈이 양쪽 성대의 접촉을 방해, 거친 목소리를 나게 한다.

이 같은 성대질환은 성대에 보형물을 주입, 성대의 모양을 바꿔주는 ‘경피적 성대성형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움직이지 않는 성대의 볼륨을 살려 양쪽 성대의 진동을 돕거나 성대의 파인 부분을 보강시켜 매끈한 접촉을 돕는 원리다. 목 부위의 절개나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고, 시술시간도 15∼30분 내외로 짧다. 시술 후 바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는 등 일상생활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른 성(性)의 목소리 고민도 해결한다.

음성성형은 다른 성(性)의 목소리로 고민을 하는 사람이나 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을 완성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남녀간 목소리의 차이는 목에 있는 성대의 굵기와 길이가 결정한다. 남성 목소리의 기본주파수는 대략 100∼150Hz이며 여성의 경우는 200∼250Hz 정도로 여성이 높다.

여성 목소리로의 음성성형은 굵고 긴 남성의 성대를 단축시키거나 축소시켜 목소리 주파수를 올리는 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 기간인 두 달 정도는 무리하게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되며 약 4주간 음성치료 및 재활과정을 거치면서 축소된 성대에 맞는 발성법을 익혀야 목소리를 더욱 여성스럽게 만들 수 있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현재까지 19명의 환자에게 여성화 음성성형술을 실시한 결과, 수술 전 평균 137.3Hz의 주파수가 수술 후 평균 211.5Hz로 약 74.2Hz의 주파수가 상승했다”면서 “이로인해 자연스러운 발성과 노래가 가능한 목소리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가는 목소리를 갖고 있는 남성의 경우는 비교적 시술이 간단하다. 목소리의 톤을 높이는 성대근육에 보톡스를 주입하여 마비시켜 높은 음을 내지 못하게 하거나, 경피적 성대성형술로 성대근육에 보형물을 주입하여 작은 성대를 크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음성 주파수의 70Hz 정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두 방법 모두 전신마취나 후두절개의 부담 없이 주사로 음성성형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톡스의 경우 효과가 일시적이기 때문에 3∼6개월 간격으로 다시 시술을 받아야 한다.

■떨리는 목소리엔 성대 보톡스주입술

20∼30대의 젊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인 ‘연축성 발성장애’는 바람이 새는 듯한 쉰 목소리와 무의식적으로 떨리고 끊기는 목소리가 주 증상인 질환으로 말을 시작하거나 이어나가기가 힘들고 목소리를 높일 때 더욱 떨리게 된다.

면접이나 많은 사람들 앞에 서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그 증상이 더 심해져 면접, 발표, 전화응대 등 사회생활에도 많은 방해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도한 정신적인 긴장으로 오해하지만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의 근육을 조절하는 후두신경의 기능이 잘못되어 성대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서 일어나는 발성장애 질환이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경우 주사로 보톡스를 성대에 주입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비교적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나 보톡스의 효과가 한시적이라 3∼6개월 마다 재주입이 필요하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사진설명=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나는 성대질환을 가진 한 환자가 성대에 보형물을 주입하여 성대의 모양을 바꿔주는 '경피적 성대성형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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