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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우후죽순 ‘데이 마케팅’ 유감/이성재기자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09 13:53

수정 2014.11.07 12:22



‘로즈데이’ ‘싸이데이’ ‘브래지어데이’ ‘삽겹살데이’ ‘추파춥스데이’….

데이마케팅의 숫자가 근래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영리 목적으로 개별 날짜에 아무렇게나 의미를 부여하면서 새로운 ‘데이’가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알려진 ‘○○데이’행사 수는 50여가지.

밸런타인데이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행사 외에도 삼겹살데이(3월 3일),체리데이(7월 2일),추어(탕)데이(7월 5일) 등 최근 들어선 생소한 데이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2%데이(2월22일),고기데이(6월6일),쌀데이(8월18일),새우깡데이(10월10일),고래밥데이(12월12일)가 등장했고 닭고기와 달걀을 많이 먹자는 구구데이(9월 9일)도 만들어졌다. 63시티는 6월3일을 ‘63페스티벌데이’로 정해 모든 관람시설을 무료개방하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의미를 붙이기만 하면 자신들의 ‘데이’가 된다는 식이다.


게다가 11월11일을 두고는 롯데가 ‘빼빼로 데이’, 베트남쌀국수는 ‘젖가락 데이’란 이름을 각각 붙이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어느 이름이 더 나은가 설문조사까지 실시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요즘 젊은 세대들은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나 ‘화이트 데이’(3월 14일)는 알아도 ‘개천절’이 언제인지는 모른다는 말까지 들린다. ‘데이’들이 난무하는 상황에 국경일이라고 기억하기 쉽겠는가. 사실 ‘�K�K데이’는 우리말에다 영어를 붙인 것으로 잘못된 합성어다.


외래어 뒤에 ‘데이’가 붙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말 뒤에까지 마구잡이로 ‘데이’를 붙이는 것에 대해선 모두가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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