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모택동의 부인 강청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했으며, 중국 ‘인민의 벗’으로 추앙받고 있는 주은래 전 수상은 “세상의 산해진미가 모두 모인 곳”이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海南島). 거대한 중국 대륙에서 유일하게 열대 해양성 기후인데다가 하와이와 같은 위도에 위치해 있어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우는 이 곳은 그 만큼 빼어난 자연풍광과 다양한 먹거리가 자랑이다.
중국의 대표적 피한지(避寒地)인 하이난의 인구는 약 700만명 정도며 성도(省都)는 해구(海口)다. 1999년 중국의 성(省) 중에서 최초로 섬 전체가 환경친화적 지역으로 승인된 이 곳은 또한 중국 최초의 관광 특구이기도 하다. 결코 열리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죽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 것은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직후 중국과 미국 탁구대표팀간에 개최된 교류전이 시발점이 된 이른바 ‘핑퐁외교’와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전 세계인들을 향해 자신있게 내놓은 이 하이난의 역할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아롱만의 코발트빛 해변을 위시한 원시의 자연과 74곳의 풍광이 빼어난 명승지, 그리고 이러한 천혜의 관광 자원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관광의 참맛을 만끽하도록 최신식으로 조성된 216개의 성급호텔 등 한 마디로 섬 전체가 거대한 휴양 리조트 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코넛이 많이 난다고 해서 ‘코코넛 섬’이라고도 하는 하이난은 작렬하는 태양빛에 반사된 금빛 물결의 바다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물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남국의 바다속에서 즐기는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과 같은 해양 스포츠는 물속에 발을 담근 순간 우리 모두를 ‘마린보이’, ‘인어공주’로 만들어 버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바다속 ‘만물상’ 형상을 하고 있는 산호초와 그 사이를 유유히 유영하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까지도 방문객들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모티브를 제공한다.
공기는 또 어떤가. 섬 전체가 54.5%의 삼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다가 철저한 자연보호 시스템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맑고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밤이면 어느 노랫말에 ‘어머님 얼굴’로 묘사됐던 ‘남십자성’을 비롯한 무수한 별들이 손만 뻗으면 금새라도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가까이에서 일대 경연을 펼친다.
하이난은 ‘축제의 섬’이라 할 만큼 일년 내내 다양한 축제 마당이 펼쳐진다. 주요 관광 축제로는 하이난 섬 카니발, 음력 정월 보름의 꽃 교환 축제, 리족과 미아오족의 산유에산 축제, 국제 혼인 축제, 담주 추석 노래 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소수 민족인 리족, 미아오족, 휘족 등의 전통 풍습과 민속 수공예도 새로운 경험. 연 평균기온이 23.8도로 일년 내내 봄 같은 기후를 자랑하는 하이난에는 현재 200개 이상의 관광 리조트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해변 리조트와 온천 리조트는 중국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하이난의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하이난의 요리는 최고의 신선도와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난의 4대 요리인 문창 닭고기, 동산 양고기, 악진 게요리, 지아지 오리고기가 대표적 먹거리다.
그러나 골프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것은 무엇 보다도 국제적 수준을 자랑하는 16개의 골프코스다. 하이난 골프코스의 특징은 대부분이 골프장내에 리조트 시설이 들어 선 체류형 코스라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골퍼들에게는 강락원, 아롱만CC 등 남쪽 골프장이 북쪽에 비해 널리 알려졌다. 북쪽 골프장은 공항이 없어 상대적으로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해구시를 중심으로 한 북쪽 골프장도 최근에 해구 메일란 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져 국내 골퍼 마니아들로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코스는 미시CC. 콜린 몽고메리가 설계한 이 골프장은 진입로에서 보이는 유럽식 궁전풍의 클럽하우스가 상징으로서 전장 7257야드에 파72의 18홀 코스다. 92개의 벙커, 울창한 소나무숲과 사시사철 푸른 양잔디가 몇 번을 라운드 해도 도전욕이 사그라들지 않게 하는 중국 최고의 골프장이다.
해구시의 유명한 관광풍경구 서해안 가일해변공원 맞은 편에 위치한 풍광이 수려한 서해안CC(파72?7267야드), 하이난 유일의 27홀 코스로서 바다와 호수에 드리워진 나무의 그림자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캐디들이 기본적인 한국어를 구사하는 월령만CC, 북부 산맥의 저지대와 가까워 완벽한 자연 절경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장 중국적인 골프코스 동산CC(파72). 동산호수를 끼고 조성된 이 코스는 전장이 긴데다가 언듈레이션이 심한 남성적 코스다.
그린은 우리의 제주와 마찬가지로 착시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캐디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해구시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가량 소요되는 문창CC(파72)는 2004년 11월에 그랜드 오픈한 골프장으로, 해남도의 바닷가를 끼고 있는 몇 안되는 골프장 중 하나다. 라운드를 할 때 바다를 바라보며 날리는 호쾌한 샷이 가능한 해구시 유일의 골프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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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f@fnnews.com 정대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