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판결성향·병역의혹 집중 추궁…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회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09 13:53

수정 2014.11.07 12:21



국회는 9일 김황식 대법관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박시한, 김지형 등 후보자 3명의 자질 점검에 착수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황식 후보의 법철학과 판결 성향, 병역기피 의혹,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이례적으로 과거 판결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며 김후보자의 현재 입장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은 지난 93년 울산대 조국 교수의 남한사회주의과학원 결성 판결과 관련, “후보자는 이 단체를 반국가단체로 봤으나 상급심에서는 이적단체로 봤다”면서 “국가보안법 피고사건을 너무 경직된 자세로 엄하게 처벌하려 한 것은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우의원은 이어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한쪽만 보고 달려온 점에서는 사법부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면서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새롭게 미래로 출발하기 위해 사법부의 과거사 재조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후보자는 “잘못된 재판으로 고통받은 국민이 있다면 마땅히 구제조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과거사 반성과 청산을 위해 현재의 사법부 독립이 훼손돼서는 안되며 재판 외의 방법으로 별도의 진상조사를 하는 것은 그 적절성 여부에 대해 국민 합의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같은 당 선병렬 의원은 “후보자는 재판에 참여한 남한사회주의과학원 사건 등 국보법 위반사건 재판에 대해 인권을 옹호하기보다 과거 대법원 판례에 의존해 양심적 판결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선의원은 이어 전관예우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김후보자는 “가능하면 퇴직 후에도 변호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신학용 의원은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 “그 당시 이 정도(안경을 쓴 교정시력 양쪽 0.5)면 충분히 군대에 갈 수 있었고 또한 법무관으로, 장교로 복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후보자는 “실제 양쪽 눈의 시력차가 심한데다 사시 합격 인원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면제 판정을 받은 이유”라면서 “자원이 남아돌기 때문에 우선 건강한 사람부터 보충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여권에서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를 추진하려는 데 대해 “특정인에 대해서만 시효 적용을 일반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이재웅 의원은 “사법부 독립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최근 정부와 여당이 양형기준법을 제정하려 하는 데 대한 의견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김후보가 지난 94년 ‘노동자계급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사회주의자들(노해투사)’에 가입해 활동한 이정임씨에게 반국가단체 동조혐의를 인정한 것과 관련, “공안사건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인 판결을 했는데 파격적인 판결보다 원칙과 현행법을 중시한 판결을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라고 따졌다.


한편 인사청문회 첫날 김후보자를 비롯한 대법관 후보자 3명이 의원들의 서면질의에 대해 거의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답변서를 보낸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