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차 美공장 전폭지원…부시前대통령-정몽구회장 ‘자동차 회동’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0 13:53

수정 2014.11.07 12:19



‘한·미 자동차산업 발전의 가교(架橋)가 되겠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차 위상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방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양국의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을 협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기아차가 미시시피에 ‘제2 미국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정회장과 만나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GM·포드가 추락한 가운데 앨라배마 등 미 남부지역에서 한국·일본 업체들이 신규 공장 건설로 고용 창출 등 미국 경제 기여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보여줬다.

■한·미 자동차산업 발전 ‘가교’

10일 정몽구 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을 전경련 만찬행사에 특별 초청, 양국간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을 포함한 한·미 경제 교류 확대와 민간 차원의 우호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전경련 만찬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아놀드 칸터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등 부시 전 대통령 일행과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회장단 13명 등이 참석했다.


정회장은 이날 만찬에서 “지난 5월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해준데 대해 감사한다”며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한·미 우호 협력 증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한·미 우호 관계 제고에 힘써준 결과 오늘날 한?미 우호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준공은 한국 경제 발전을 가장 잘 보여준 산물”이라며 “지난 1882년 한·미 수교 이래 굳건한 동맹으로 우호를 유지해 온 양국은 정치·외교 분야 결속은 물론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 확대를 통한 경제교류 증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경련 만찬에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정회장과의 오랜 친분 및 각별한 인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진출, 미국 경제에 기여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현재 GM·포드의 추락으로 도요타·혼다와 현대·기아차 등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금융·통신산업 성장 등으로 인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GM·포드가 경쟁하는 방법을 더 배워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국 자동차 업체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경영난에 이처럼 무관심한 것은 아시아·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가져다 주는 실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자동차 업체 등은 미국 현지에서 제품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고용 창출·세원 확대 등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한국·일본 자동차의 70% 이상을 미국에서 제조된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물론 이번에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기아차가 미시시피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데 대해 크게 반색하고 있다.

결국 부시 전 대통령은 현대차의 미국 공장 성공이 곧 미국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 준다는 판단 아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 의사를 간접적으로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 일행은 이날 만찬장에서 강신호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13명과 함께 한·미 경제계의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