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계가 친환경, 안전성 소재 사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안전하고 고급스런 자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건설사들의 자재 선별 기준도 엄격해진 데 따른 것이다. 제품의 우월성 입증 여부에 따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건자재 시장에서 진행 중인 논쟁을 4회에 걸쳐 품목별로 싣는다. <편집자>
폴리염화비닐(PVC)창호 생산업체와 알루미늄 압출 업체간 창호시장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의 발코니 확장 허가를 시발점으로 창호시장 선점을 위해 상대편 제품의 유해성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양측의 공방은 알루미늄과 PVC가 화재 위험, 유독가스 발생, 환경오염 물질 측면에서 어떤 재질이 더 우수하냐에 집중돼 있다.
먼저 알루미늄 압출 업체들이 PVC의 재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최근 일간지 광고를 통해 “화재시 PVC 창은 살인유독가스(염화수소가스)를 발생시킨다”며 “베란다창은 반드시 불연재인 알루미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층 아파트에서 베란다창이 불연재가 아닐 경우 불길이 위층으로 번지거나 가스가 발생해 화재를 진압하기도 전에 소중한 인명을 앗아가는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PVC의 화재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등 국내 PVC창호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화재 위험 물질이라는 주장에 대해 PVC업체들은 PVC 창호 자체가 난연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발화온도가 454도 이상으로 쉽게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불길 확산의 주요 변수인 산소지수가 낮게 제작됐기 때문에 화재 때 불이 옮겨 붙는 속도를 낮추는 일종의 방화벽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독가스와 관련, 인명피해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는 실내 가연성 소재로 만들어진 가재도구에서 발생한 것일 뿐 창호 재질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PVC 창호가 환경오염 물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목재 자원 대체효과로 인해 삼림자원 보호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뛰어난 단열성으로 고유가시대에 적합한 재질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이같은 공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이권 챙기기라는 입장이다. 발코니용 전용창으로 채택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급속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거없는 상호비방보다는 알루미늄과 PVC 업계 모두 자사 제품들의 장점을 과학적으로 먼저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창호 소재의 시장 점유율은 PVC와 알루미늄이 60대 40 정도다. PVC는 LG화학과 KCC, 한화종합화학이 주도하고 있고 알루미늄 창호 소재는 신양금속과 동양강철, 남선알미늄 등의 업체에서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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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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