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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호 소장의 중국경제읽기-MBA과정 활성화]中미래 이끌 주역 양성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4 13:53

수정 2014.11.07 12:16



지난 1일 상하이에서 거행된 세계최고경영자(CEO)주간과 화얼거리 전기통신 사이트가 공동주최한 2005년도 ‘세계CEO 연차포럼’에서 올해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대학원(MBA) 순위가 발표됐다.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과 난징대 상학원이 각각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유로의 아버지’로 불리며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멘델 교수가 수상을 맡아 그 의미를 더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1300여개 학교에 공상관리대학원(경영대학원)이 있지만 중국은 1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MBA졸업생은 미국의 석사 연구 졸업생수의 23%를 차지하지만 중국 MBA는 5% 미만으로 중국의 MBA교육은 21세기 중국 경영자 배출의 수요에 따라 급성장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비즈니스 스쿨은 현재 번창 일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 번영을 위해서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유능한 비즈니스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 많은 비즈니스 스쿨을 설립하고 집중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비즈니스 스쿨을 설치한 것은 지난 91년. 당시엔 9개 학교에서 MBA 과정을 가르쳤다. 그러던 것이 올해 현재 95개 대학에 MBA과정이 개설됐다.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현재 중국은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초급 및 중견 간부들이 태부족인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문화혁명 이후 80∼90년대 겪었던 전문가 부족현상에 비유하기도 한다. 상하이시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까지 연간 3만7500명가량의 전문지식을 가진 경영자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에 훨씬 못미친다. 올해 중국에서는 95개 대학에서 1만2000명의 MBA를 배출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틈새를 비집고 외국의 유수대학들이 중국 정부가 허가한 조인트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내 유명대학과 공동학위과정을 설치하고 있다.

중국의 일류대학이 경쟁적으로 설치한 최고경영자 대상 경영학 석사 과정(EMBA)은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쇄도하고 있다. 올 3월 학생모집에 들어간 경영자 대상 MBA 학비는 상하이 푸단대학의 경우 연간 29만8000위안(약 3800만원)으로 제일 비싸며 베이징 대학내 광화 관리학원도 29만위안, 중어우 국제 상학원은 26만8000위안에 달한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전 세계 상위 75개 경영자 EMBA과정 순위를 발표한 결과 중국 4개 대학의 MBA과정이 20위내에 포함되기도 했다.

소득수준에 비하면 엄청난 학비임에도 중국 경영자들이 대학내 경영자 대상 MBA코스를 밟으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체계적인 기업관리 지식이 요구되는 데다 최근 중국의 기업규모가 급증하면서 경영자들의 소득과 기업의 학비지원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MBA 교육과정에서도 세계적으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명문 MBA스쿨에 필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가지 문제점을 넘어야 한다. 우선 서구의 경제학, 시장전략이나 리더십 등을 제대로 배워 이를 가르칠 교수진을 보강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멘델 교수 역시 입학정원 비율, 시험방식, 학비설치, 교육내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졸업 후 대부분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지사 등에서 일하고 있는 MBA출신들은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2007년 이후에는 투자은행 등에서 뛰면서 중국 경제 성장의 최전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칭화대 졸업생의 경우 MBA이전에 받은 급여보다 80%가 늘어났으며 전체 MBA 졸업생들의 60% 이상은 연봉 2만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직장내에서 엘리트로 통하면서 각종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하는 등 이제 MBA가 미래 중국을 이끌어갈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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