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확고한 증시 주도주로 나섰다.
14일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연속된 매수에 힘입어 11일째 강세행진을 이어갔다. 고유가 부담을 털어낸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IT업종이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날 업종지수는 전일보다 0.99% 오른 6130.11로 마감돼 지난 2004년 4월23일 기록한 최고점인 6243.75에 113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60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역사적 고점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도 외국계 창구에서 형성된 매수세를 바탕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62만원선에 안착, 지난해 4월23일 기록했던 최고가(63만7000원)에 불과 1만1000원을 남겨뒀다.
증시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대만,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서 IT주가 강세 동조화 현상을 보임에 따라 IT주에 대한 점진적 비중확대 전략을 주문했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본격화=외국인투자가는 고유가 부담으로 그동안 편입비중을 줄였던 IT주를 사들이고 있다. 국내 기관도 IT 업황이 저점을 통과한 데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탄력이 약했다는 분석으로 연말랠리를 앞두고 선취매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단 3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까지 IT주를 4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3073억원어치를 샀다. 이어 LG전자(1478억원), LG필립스LCD(579억원), 삼성SDI(385억원) 등을 사들였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각각 447억원, 417억원어치를 샀다.
국내 기관도 IT주 매집에 동참해 이달 들어 1조2554억원의 매수우위 속에서 IT주를 4388억원어치나 샀다. 이는 기관 순매수 금액의 35%에 달한다. 기관은 하이닉스(1987억원), 삼성전자(1695억원)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주, 연초랠리까지 주도한다=유가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IT 업황 호조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2006년에는 2월 이탈리아 동계올림픽과 6월 독일 월드컵이 예정돼 있어 유럽지역의 IT 수요 발생으로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월 외국인이 미국의 델 실적악화 우려로 IT주 비중을 줄였지만 최근 계절적 성수기를 겨냥, 매집에 나서고 있다”며 “유럽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 등 대형 행사로 일부의 우려처럼 내년 상반기 중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등 공급과잉 우려보다는 수요 증가로 2006년 상반기 업황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IT팀장은 “IT 업황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단기상승이 부담이지만 2006년 1·4분기까지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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