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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인수경쟁 달아오른다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4 13:53

수정 2014.11.07 12:14



LG카드 인수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14일 매각 주간사에 국제 투자은행(IB)인 JP모건을 선정하고 매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산업은행은 지난주 6개 국내외 금융사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검토작업을 벌인 결과 JP모건이 향후 매각전략에 대해 가장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산하 인수합병(M&A)실을 통해 JP모건과 보조를 맞춰 공동으로 LG카드 매각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산은은 실사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안에 매각공고를 내고 내년초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원매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투자회사인 테마섹은 이날 신한금융지주와 연계해 LG카드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매입의사를 밝힌 씨티그룹과 하나은행도 내부적으로 LG카드 인수를 위한 실무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씨티그룹은 최근 그룹본사의 고위층이 한국을 방문, 금융 당국의 관계자들과 만나 LG카드 등 M&A 추진시 외국계 금융기관에 대한 차별을 없애줄 것을 당부하는 등 인수작업의 걸림돌 제거에 힘을 쓰고 있다.

농협도 정중동(靜中動)하고 있다. 농협은 단독인수, IB들과 연계한 공동인수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농협이 초반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전세를 지켜보다가 막판에 강하게 밀고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농협은 LG카드의 2대 주주로서 상대적으로 다른 채권금융기관에 비해 LG카드 지분을 조금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또한 풍부한 유동성과 토종자본이라는 장점이 있어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농수산 전문은행인 라보은행이 국내에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무소는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본국에 보고하기 위한 곳”이라며 “라보은행이 농협과 공동으로 LG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장조사 차원에서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까지 LG카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의외의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예상은 산업은행이 외국계인 JP모건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LG카드 매각주간사는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삼일회계법인 등 국내기관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당국이 LG카드를 해외에는 팔지 않겠다는 뜻을 비춰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국내외 자본을 상대로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LG카드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해 해외매각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반면 LG카드에 가장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우리금융지주의 발걸음은 최근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다.
공적자금으로 살아난 우리은행이 사실상 공적자금이 투입된 LG카드를 인수하는데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namu@fnnews.com 홍순재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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