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무영검]발해의 마지막 왕자를 지켜라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6 13:53

수정 2014.11.07 12:12



김희선·신현준 주연의 ‘비천무’(2000년)로 데뷔한 김영준 감독이 또하나의 무협액션 대작 ‘무영검’을 들고 5년만에 돌아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요 배역을 맡은 영화배우 신현준은 지난 14일 열린 시사회에서 “지난 5년동안 작품을 준비하며 힘들고 불안해 하는 감독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왔다”면서“‘비천무’ 때 한국영화 최초로 중국 로케이션을 하면서 배웠던 많은 것들을 이번 작품에 쏟아낸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무영검’은 새로울 것이 없다. 공들여 찍은 액션 장면은 무언가 소란스럽게 요동치면서 스크린을 뒤흔들지만 액션의 쾌감을 성공적으로 제공하는데 다다르지는 못한다. 발해의 마지막 왕자와 그를 보위하는 여자 무사라는 독특한 소재와 이들의 사랑과 액션을 씨줄·날줄로 한 드라마의 전개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지만 우리가 흔히 보아온 중국·홍콩 무협영화와 크게 변별되는 부분은 없어 보인다. 그러니 애초부터 ‘무영검’에서 한국적 무협액션의 신천지를 발견하겠다는 결기나 새로움에 대한 미학적 갈망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되기 십상이다.

오히려 이번 영화에 대한 담론은 산업적인 측면으로 모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처럼 지난 9일 폐막한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해외바이어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한국영화가 바로 ‘무영검’이었다는 사실은 또다른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영화의 해외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무영검’이 AFM에서 제안받은 총 판매액은 총제작비 8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000만달러(100억원) 수준. 이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등과는 계약을 마친 상태이며 레바논, 페루, 칠레 등 그동안 한국영화와 교류가 없었던 지역에서도 이번 영화의 수입을 확정지은 상태다.

AFM에서의 이런 성과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제작했던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뉴라인시네마의 투자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 총제작비의 30%를 사전 투자한 뉴라인시네마는 이번 작품을 내년 초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개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무영검’ 한국 개봉에 맞춰 내한한 로버트 램리 뉴라인시네마 부사장은 “‘무영검’은 미국의 보통 관객을 위한 상업적인 영화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무협영화의 경우 통상적으로 스크린 수를 적게 잡았다가 반응이 좋으면 점차 늘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크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망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는 군화평 역의 신현준을 비롯해 TV드라마 ‘다모’ 등에 출연했던 이서진(발해왕자 대정현 역),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윤소이(여자무사 연소하 역), 모델 출신의 이기용(거란의 여자검객 매영옥 역) 등이 무협 4인방으로 출연하는 ‘무영검’은 18일 전국 극장가에 일제히 간판을 내건다. 12세 이상 관람가.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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