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서평-성장기업의 조건]무분별한 외형 성장 ‘경영의 毒’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6 13:53

수정 2014.11.07 12:12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성장을 갈구하며 대폭적인 매출 증가나 사업 규모의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벤처 열풍이 불었을 때 매출 확장이나 규모의 확대를 곧 성장이라고 믿고 많은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어렵지 않게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거나 자사의 사업과 크게 관련이 없는 기업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하곤 했다.

물론 성장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단기간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급급한 나머지 이윤이 동반되지 않은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했고 결국 많은 기업들이 참담한 종말을 맞고 말았다. 그렇다면 기업이 내실을 수반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실행에 집중하라’의 공동 저자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 교수인 램 차란이 저술한 ‘성장 기업의 조건’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나 획기적인 신상품의 개발, 대규모의 합병 등과 같은 비약적 성장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영업망의 구축이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세분화하려는 노력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실히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마디로 말해 홈런을 노릴 것이 아니라 1루타나 2루타 같은 안타를 치는 데 치중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당수의 경영자들이 홈런을 노리다 헛스윙을 한 뒤 좌절감에 빠져 있음을 발견하고 결국 기업의 성장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기업의 펀더멘털에 치중하는 노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는 경영자들에게 ‘당신 회사는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그 정도를 1-10까지의 수치로 답하게 했다. 그러자 경영자들은 답을 하는 동안 ‘적은 우리의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즉 성장을 위한 해법이란 특별한 묘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기업 내부에서 찾을 수 있으며 결국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과 이를 통한 매출 성장 등의 기본 요소들이 잘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저자는 같은 수준의 비용을 가지고 매출을 늘리는 수익생산성의 제고, 선택된 고객층의 구체적인 니즈를 정확하게 찾아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는 업스트림 마케팅(upstream marketing) 등 참신하고도 다양한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경영이론이나 경영서의 주장은 항상 동전의 앙면과도 같다. 최근 ‘블루오션’의 열풍이 불면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해 중요하며, 단번에 기업을 급성장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자칫 홈런 한 방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투기적 심리와 심한 압박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에 앞서 기본에 충실하여 내실을 쌓아가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블루오션이 펼쳐지고 홈런을 칠 수 있는 기회도 다가올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다는 것은 비단 기업뿐만 우리의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jochoi@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