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기업문화가 확산되면서 요즘 남성 직장인에게 넥타이는 더 이상 의무사항이 아니다.
터틀넥을 입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있고 노타이로 일하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많이 떠오른다는 기업인들도 있다.
하지만 정통과 격식을 중시하는 스타일 연출을 위해서 넥타이는 여전히 필수 아이템.
넥타이의 원조는 고대 로마시대 군인들이 목에 둘렀던 스카프인 포칼(focal)이다. 같은 시기 중국 진시황 무덤에서 발굴된 토용(흙으로 빚은 군인 형상)들의 목에도 스카프가 걸려 있었다. 동서양 군인들에 의해 사용된 스카프는 장식적 의미보다는 신체 보호기능이 강했다.
오늘날 넥타이의 직접적 기원은 크라바트(cravate). 크로아티아 기마병들이 목에 두른 밝은 색의 천에서 유래된 것이다.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 영화에서 흔히 보듯이 프랑스 귀족들은 크로아티아 기병의 스카프를 모방해 사치스런 레이스 소재를 리본 형태로 넓게 매듭을 지어 목에 둘렀다. 이때부터 넥타이는 신체 보호가 아닌 귀족사회의 에티켓이 됐다.
프랑스혁명 때 혁명가들은 붉은 색 띠를 목에 둘러 신분사회 철폐를 외쳤고 1800년까지 상대방의 넥타이를 만지는 것은 결투 신청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남성 패션을 주도하면서 신흥귀족 부르주아 계층은 남성 정장의 필수품으로 다시 타이를 받아들였다.
그 후 넥타이의 모양은 커다란 나비 모양의 매듭을 한 나비 넥타이, 애스콧 넥타이(스카프처럼 폭이 넓은 타이)로 변천을 거듭했고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60년대에 등장한 ‘레가타’부터로 본다.
레가타는 장시간 매고 있어도 형태가 변하지 않는 실용성 때문에 빠르게 번졌고 1920년대에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넥타이 매듭법은 다양하다. 케임브리지대학의 물리학자가 타이 매는 방법을 85가지로 정리한 책도 있다.
매듭 윤곽은 뚜렷해야 하며 신사라면 최소한 세가지 정도 타이 매는 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현대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누구나 아버지로부터 배우는 기본적 매듭법은 ‘포 인 핸드(Four-in-Hand)’다. 매었을 때 맨 곳에서 아래까지의 길이가 주먹의 약 4배 정도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밖에 윈저공이 만들어낸 ‘윈저’ 등 다양하다.
넥타이 코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슈트·셔츠와의 색상 배합이다. 같은 색 계열의 코디가 기본이지만 네이비 계통의 색상 배합은 도시적 이미지를, 감색 계열은 안정적 이미지를 준다. 반대로 셔츠와 넥타이의 색을 대조되게 코디하면 액티브한 인상을 준다.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포멀웨어용 넥타이 소재는 실크로, 실크와 폴리에스테르의 혼방도 가격이 저렴하고 오래 매어도 변형이 생기지 않아 많이 사용된다. 니트나 울 넥타이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주말이나 전원풍을 즐길 때 좋다.
올가을 넥타이는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인기다.
색상은 그레이 계열과 붉은색?오렌지색?갈색 계열이, 소재로는 고급 광택감을 지닌 실크, 무늬는 벨벳 등의 소재를 사용해 색다른 느낌을 살린 스트라이프가 유행이다.
넥타이는 자신의 개성이나 기분을 표출하고 자신감과 멋을 나타낸다. 전체적인 스타일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거나 부드럽게 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패션 아이템이 넥타이인 셈이다.
/경원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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