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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D-1]“한국 첨단산업 R&D투자 매력”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6 13:53

수정 2014.11.07 12:11



“매력적이지만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16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부산시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투자환경설명회 행사의 하나로 이날 오전 열린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CEO들이 한국 정부에 한 조언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 빌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데이비드 앤스티스 머크 사장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CEO 등이 참석했다.

이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동북아시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 우수한 인적자원,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 등을 한국의 최대 강점으로 제시하고 한국의 첨단산업 육성전략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제이콥스 퀄컴 사장은 “통신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이상적인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참석자들은 우수한 인적자원, 정부의 외자유치 노력과 R&D센터의 투자후보지로서 한국을 높게 평가했다.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도 “이베이의 해외 사업중 독일,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세번째 규모”라며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강국으로 우수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휘트먼 사장은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칠 경우 국제시장에서 존립기반 확보가 곤란하다”면서 “벤처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 세제, 행정지원과 함께 대기업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e비즈니스 시장이 현재 8조원에서 2010년 1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한국 벤처기업중에는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제2, 제3의 옥션으로 발전할 기업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또 데이비드 앤스티스 머크 사장은 “한국은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중 하나이며 머크는 지난 94년 진출한 이후 바이오 제약산업의 핵심리더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특히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등 한국의 생명공학은 세계적 R&D센터 입지중 최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머크 사장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으며 적극 지지한다”며 “바이오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규제개혁과 투명성, 시장접근성 향상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론 브릴리언트 미국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한국은 신기술과 함께 중국, 일본 시장에 근접해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소비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세무조사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에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세제나 자금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빌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은 “외환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 금융산업에 정부의 직접 개입은 더욱 줄이고 감독기능은 강화해야 한다”면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확대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의 생활비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제이콥스 사장도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이나 통신산업 등에서 보조금 지급 등 정부의 직접 개입이 외국기업의 투자의사 결정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경고하고 통신산업의 규제완화를 권고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서는 시민단체와 국회, 정부 등이 개입해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여부나 확대 등의 의사결정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희범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R&D센터 유치를 내년도 외국인투자유치 정책의 핵심과제로 추진해 나갈 계획”고 밝혔다.

/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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