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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판교 주택물량 수주 ‘총력’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17 13:53

수정 2014.11.07 12:09



“당연히 입찰에 참여해야죠. 공사금액은 물론이고 판교라는 홍보효과도 무시 못할 메리트 아니겠습니까.”

현대건설 유광종 건축설계부장은 판교신도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공사 수주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공동 도급사 물색에 착수했으며 상당한 정보도 축적했다. 설계업체는 무영건축으로 내부 낙점한 상태다.

건설업체들이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주택물량 수주에 올인하고 있다. 3조∼4조원에 달하는 공사금액에다 '판교'라는 홍보효과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턴키 입찰 대형사 접전 불가피할 듯

삼성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는 주택공사가 오는 12월에 발주할 턴키공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단순 도급공사지만 최저가입찰에 비해 수익성도 높고 무엇보다도 자사 브랜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업체는 이미 수주 전담팀을 구성, 정보수집에 착수했으며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공동 도급사 물색에도 적극 나섰다.

업계에서는 현재 주공 발주 턴키공사에 10여개 대형 건설업체와 일부 중견 건설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은 대표사로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턴키 물량은 6082가구에 1조100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대략 6개 공구로 나눠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는 설계능력, 중견 건설사는 가격경쟁력에서 각각 우위에 있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턴키 물량은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경쟁력이 앞서는 중견 건설사가 복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도 턴키공사와 일반공사에 모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쌍용건설측은 “주공이 시공능력순위 1위에서 20위까지 상위업체끼리는 공동 도급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되면 중견 건설사의 주가가 한층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들 업체를 잡기 위한 물밑 교섭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입찰은 공사비 현실화가 관건

중견 및 주택전문 건설업체는 턴키보다는 일반 입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턴키공사의 핵심인 설계능력이 뒤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경쟁만으로 시공업체를 가리는 일반 입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일반 입찰의 경우 현재 설계가 진행중이며 19개 블록 1만1999가구를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발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드건설은 일반 입찰에 참여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마감재 사용 등에서 차이가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심중이다. 월드건설측은 “주공의 공사비 단가가 너무 낮아 품질 확보가 여의치 않다”며 “따라서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월드메르디앙 브랜드와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는 ‘브랜드 이원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일 역시 턴키 대신 일반 입찰에 뛰어들 계획이다. 신일 이희정 홍보실장은 “그동안 주공 도급공사를 가장 많이 한 회사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일반 입찰에서 다른 회사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은 주공 공사비 단가가 낮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주공 공사는 사실 수익을 내기보다는 공사물량 확보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실수요자가 만족할 만한 품질을 갖춘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현재의 공사비 단가로는 어림도 없다”며 “공사비 단가가 현실화되지 않고서는 질 낮은 주공아파트만 생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공, 공사비 현실화 검토

주택공사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재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주공은 일단 아파트 공사비 구성 비목 가운데 일반관리비율과 이윤율 분석용역에 착수, 내년 2월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주공의 일반관리비율은 3.5%로 조달청의 4.15%에 비해 0.65%포인트 낮다. 이윤율은 5.57%로 토목 등 모든 공사가 포함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조달청의 13.5%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주공은 이에 따라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12월께 중간보고서를 받아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시행할 판교지구에 우선 적용하고 적격심사 대상 공사로 확대해나가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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