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옛 서울은행 노동조합이 합병 3년 만에 노조 통합을 추진, 한지붕 두 노조를 탈피한다.
이미 지난 8월 인사 및 급여제도까지 통합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두 은행간의 마지막 물리적 통합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많다.
서울은행 노조는 지난 9일 임시 전국 대의원대회 및 분회장 연석회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통합노조 추진을 승인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임시대의원들은 노조통합과 관련된 시기 및 방법에 대한 전권을 집행부에 위임했다.
하나은행 노조 역시 지난 8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통합노조 추진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하나 노조는 통합 노조의 출범 시기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 조합원 투표를 실시, 통과될 경우 내년 1∼2월 통합 예산을 승인하는 대의원 회의를 거쳐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의 노조는 지속적으로 통합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서로 다른 노조원의 요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통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울은행 노조 이태수 위원장은 “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통합노조만이 승진, 성과 보상 등 현안을 완벽하게 해결하고 나아가 하나은행을 일할 맛 나는 일터로 바꿀 수 있다”면서 “노동조합 통합은 통합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노조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노조 최원호 위원장도 “노동조합 통합을 통해서 일방적인 직무 재배치, 승진 적체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하나 노조는 최근 시작된 2005년 임단협에도 통합 노조로 참여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아직도 양 은행 조합원의 관심사가 다른 만큼 조합원 투표에서 통합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하나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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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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