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제2금융

저축銀도 M&A경쟁 시작됐다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21 13:54

수정 2014.11.07 12:04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으로 제1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업계에도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는 등 지각변동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자산건전성이 우량한 리딩업체들은 감독당국의 규제완화를 등에 업고 지점 신설에 적극 나서고 있어 판세변화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예가람·인베스트, 내년 1월말 완전 매각

21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보는 22일까지 예가람과 인베스트상호저축은행의 매각을 위한 인수제안서를 접수한다.

금감원 핵심 관계자는 “예가람 매각주간사로 선정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후 12월 중순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을 계획”이라며 “이후 실사를 거쳐 내년 1월 말까지 매각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가람은 부실저축은행인 한중·아림상호저축은행의 자산, 부채를 이전받은 브리지뱅크(가교은행)이다.

예보는 인수제안서를 낸 업체들의 수요를 조사한 후에 예가람과 인베스트를 분리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패키지로 묶어 매각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업계 최대 매물을 두고 대형저축은행들 사이에선 인수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동부·솔로몬·한국·부산·현대스위스·푸른상호저축은행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당국이 서울지역을 영업구역으로 하는 상호저축은행의 인허가를 사실상 불허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을 주무대로 옛 한중을 인수할 경우 우회진출이 가능해 수도권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가람과 인베스트의 자산규모는 최대 5000억원선으로 소규모 은행에 속하지만 영업력과 기업내용이 우수해 상위 5개사의 판도변화를 불러올 ‘폭풍의 핵’으로 알려졌다.

■영업망 키우자…지점신설도 러시

저축은행들의 지점 신설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는 올해 금감원이 업계 활성화를 위해 지점설치 규정을 간소화하면서부터 시작된 현상이다. 실제로 현대스위스Ⅱ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등이 하반기들어 지점을 설치해 수도권 영업확대에 나선데 이어 다른 저축은행들도 금감원에 지점설립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토마토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경기도 일산지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수원?용인 등 경기남부지역에 추가로 신설점포의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M&A와 영업력 확대에 발벗고 나선 것은 연초 우려와는 달리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 3·4분기 첫 분기 결산 결과 주식가격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투자수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의 증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175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업체들은 실적호전에 고무돼 영업구역 제한조치를 풀어줄 것을 금융당국에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1금융권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대형 상호저축은행이 탄생할 때가 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규모가 웬만한 은행과 비슷할 정도로 커지고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출자자의 개인 사금고화를 막을 수 있는 소유지배구조의 확립”이라면서 “특히 실적 호전이 은행대출의 쏠림에 따른 ‘거품’일 가능성을 경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상호저축은행에 무리한 배당 자제와 함께 충당금 추가 적립,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을 주문하는 등 감독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 lmj@fnnews.com 이민종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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