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활황에 주식담보대출 급증

김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23 13:54

수정 2014.11.07 12:01



국내 증시의 활황세에 힘입어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이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은 당초 한국증권금융에서만 취급했으나 지난 2001년부터 증권사로 확대됐다. 대출금이 주로 추가 주식매입에 쓰이면서 증시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 주고 있는 셈이다.

23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9월 기준 1조 9821억원으로 지난해 1조 1412억원에 비해 57.6%가 급증했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 4개월간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더욱 늘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439억원에 불과했던 대출잔고가 이달에는 1790억원으로 늘어 4배 가까이 늘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말 439억원에서 1492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개인고객예탁자산 규모가 30조 7000억원(9월 말 현재)에 가깝지만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이달 현재 1162억원으로 중·소형 증권사에 비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주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주식평가액의 50% 선에서 연리 5.9∼8%의 금리로 즉시대출이 가능하고 은행대출처럼 번거롭지 않다는 장점 때문이다. 대출기한도 기본 6개월에 추가로 2회가 가능해 최장 1년6개월간 대출금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중장기 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을 팔지 않고도 다른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고 증권사 입장에서도 주가하락 등으로 담보가치가 없어지면 담보주식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추가 증거금을 요구할 수 있어 손해가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작위 주식담보대출의 증가는 투기심리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출을 받아 주식을 추가 매입해 수익을 얻으면 다행이지만 큰 손실을 입을 경우 헐값에 주식을 처분해 담보주식 투매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업무개선팀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안정적 상승세에 접어들어 대출금이 주식 추가매입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금을 받은 투자자들도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져 투기심리는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금융 유재열 팀장은 “담보대출 규모가 늘고 있는 상황을 투기심리 확대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큰 조정이 없는 안정된 증시가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로 중장기적 추가매입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 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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