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인텔 충격’을 털어내고 하루만에 반등한 가운데 향후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상승국면 초기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며 저가매수 전략을 조언했다.
23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보다 2.88% 오른 60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합작사 설립이 삼성전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전일 1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909억원의 순수하게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현 주가는 회복세 초기단계
인텔 충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유지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낮춘 곳은 찾기 힘들고, 일부 증권사는 오히려 목표가를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6만3000원에서 75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상회’로 유지했다. 무엇보다 강력한 계절적 수요 강세 전망과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본격적인 회복세의 초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이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관련산업의 변동기에 수익성을 올리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MS의 새 운영체계인 ‘윈도 비스타’ 출시와 휴대전화 단말기 및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등으로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마더보드 출하량이 급증세를 보이는 등 연말과 연초 PC 출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평판TV 수요도 제품 가격 인하로 예상보다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와함께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IT주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의 10월 중 경기선행지수가 증가세로 전환함으로써 미국경제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는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확대에 긍정적인 밑바탕을 제공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당분간 횡보세 벗어나기 힘들 듯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할 이유는 없지만, 이같은 요소들이 확인되기 전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향후 주가는 4·4분기 실적과 연초 IT경기가 어떻게 방향을 잡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기대를 모았던 사상 최고치(63만8000원) 돌파는 힘들고,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간조정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저가매수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단기간에 고점돌파를 견인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초 고점돌파를 위한 힘 모으기 과정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향후 삼성전자 주가를 결정지을 것은 4·4분기와 이후 실적이 어떻게 나올 것이냐 라는 점”이라며 “당분간 주가는 55만∼60만원대의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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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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