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황우석팀 형질전환 소 만들었다…폐기종 막는 효소 주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27 13:54

수정 2014.11.07 11:57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이병천·강성근 교수팀은 인체 내에서 폐를 보호해 줌으로써 폐기종을 막는 ‘알파-1 안티트립신(alpha-1 antitrypsin)’이라는 효소를 소에게 주입시킨 형질전환 소를 만드는데 처음으로 성공, 특허를 출원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쉽게도 사람의 유전자가 주입된 이 소는 출산 1개월을 앞두고 유산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유산된 소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람의 알파-1 안티트립신 효소가 분비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산과학(Theriogenology)’ 인터넷판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파-1 안티트립신(alpha-1 antitrypsin)’은 폐를 보호해주는 효소로 이 효소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경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폐기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교수팀은 체외에서 합성이 어려운 ‘알파-1 안티트립신’ 효소를 소의 우유에서 생산해 폐기종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우선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우량젖소의 귀에서 세포를 채취한 다음 여기에 알파-1 안티트립신 유전자를 넣은 뒤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 대리모 소의 자궁에 넣는 방법으로 임신시켰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고가의 의약품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얻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장차 소의 우유로부터 목적하는 의약품을 얻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성근 교수는 “형질전환된 소가 실험 막바지 단계에서 죽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형질전환하기가 어려운 소에서 인체에 유용한 효소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수팀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담은 4편의 논문이 국제학술지에서 심사를 받고 있으며 연구팀이 운영 중인 2곳의 농장에서 여러 마리의 연구용 소와 돼지들이 체세포 복제 형태로 임신 중이라고 설명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