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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 독주,우즈·커플스 ‘펑크’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28 13:54

수정 2014.11.07 11:56



‘치마 입은 남자’ 프레드 펑크(미국)가 훨훨 날았다. 49세의 나이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스킨스의 제왕’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모조리 물리쳤으니 핑크색 치마를 입고 회춘한 셈이다.

펑크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릴로지GC서 속개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메릴린치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 후반 9홀 경기에서 9개의 스킨을 독식했다. 이날 획득한 상금은 70만달러.

이로써 전날 6개의 스킨으로 22만5000달러를 쓸어 담았던 펑크는 모두 92만5000달러를 차지해 대회 사상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종전 최고령 우승 기록은 지난 83년 당시 48세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개리 플레이어(남아공)가 갖고 있었다.

펑크는 또 이 대회 첫 출전 선수로서는 최고액 상금 획득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00년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세웠던 41만5000달러였다.

이날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0번홀부터 이월된 15만달러의 상금을 챙긴 펑크는 다시 13번홀부터 이월돼 무려 55만달러가 쌓인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챙기며 대박을 터트렸다. 펑크가 18번홀에서 챙긴 55만달러는 정규 스킨스 게임 한 홀에서 획득한 최고 상금액이다.

전날 소렌스탐보다 드라이브샷 거리가 짧아 꽃무늬 치마를 입는 해프닝을 벌였던 펑크는 이날도 정확한 단타를 앞세운 ‘또딱이’ 골프의 위력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스킨스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행운도 따랐다.

이날 드라이브샷이 한번도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은 펑크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티샷 거리는 284야드였다. 이 홀에서 무려 330야드의 장타를 날린 우즈나 역시 301야드의 장타를 터트린 커플스에는 한참이 뒤진 것. 하지만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선수는 펑크가 유일했다.

펑크는 또 앞서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렸지만 우즈와 커플스가 비겨 마지막홀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다. 펑크는 “내가 이 대회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고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역시 이런 경기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는 전날 챙긴 7만5000달러 덕분에 빈손은 면했지만 커플스와 소렌스탐은 빈손으로 짐을 챙겨야 했다. 이 대회에 12번 참가해 최다 우승(5회)과 최고 상금(351만5000달러)을 벌어들인 커플스가 한푼도 챙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사진설명=28일(한국시간) 끝난 미PGA 투어 메릴린치스킨스 게임에서 15개의 스킨을 차지해 우승한 프레드 펑크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라킨타(미 캘리포니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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