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강이 부동산 임대업체인 한경개발을 합병하면서 부동산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에 대해 고려제강은 부동산 투자사업의 다양화와 사업규모의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전통 제조업체가 부동산 임대사업에 한 눈을 파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제강은 지난 22일 한경개발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합병절차를 밟고 있다. 자회사에 대한 소규모합병이어서 이날 이사회 승인을 주총 승인으로 대신하고 오는 12월26일 합병기업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고려제강이 100% 출자한 한경개발은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89년 12월 부산 서면에 본점을 설립한 후 임대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경기 부천지점 등 각 지역별로 11개 지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고려제강 관계자는 이번 합병 배경에 대해 “사업 규모 확장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고 고려제강의 여유 자금에 대한 운용의 효용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 확대를 시사하는 말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투자사업의 다양화 내지는 사업규모 확대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철강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데다 자원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시되는 최근의 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제조업체가 부동산 임대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부동산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3?4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시점이어서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고려제강은 지난 3?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11.5% 증가한 2824억원, 영업이익은 15.9% 감소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단기투자처분이익과 지분법평가익이 반영돼 순이익은 37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이 3%대로 극히 부진한 데다 순이익이 증가한 요인이 일회성 수익이라는 점에서 결코 부동산 사업진출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의 저가 물량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철강시황을 감안해 다른 철강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으나 고려제강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부동산 사업 진출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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