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나눔경영 확산-fn기고]김용진 기획예산처 공공혁신기획팀장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29 13:54

수정 2014.11.07 11:55



공공기관 관리시스템, 단순하고 투명하게.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 공공혁신기획팀장 김용진

공공기관하면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역시 공공기관 중 하나인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웹사이트(www.kinds.or.kr)에서 정부산하기관이나 공기업, 공공기관을 주제어로 10월에서 11월 사이의 기사를 검색해봤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방만, 낙하산 인사, 임금 과다인상, 도덕적해이(moral hazard),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 일색었다.친절, 고객만족, 신뢰와 같은 긍정적인 용어는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공공기관들에 대한 국민(언론)의 인식은 그만큼 부정적이고 공공기관에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공공기관은 주인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수많은 문제가 생겨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민간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생긴다.주인인 주주와 대리인인 경영진 사이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복잡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상 공공기관의 주인은 국민이다. 공공기관 운영과정에는 주인인 국민과 경영진 사이에 국민을 대신해 경영진을 직접 감독하는 주무 정부부처가 중간에 개입한다.소위 복대리 관계이다.

여기에 국민을 대신해 이중,삼중으로 관리·감독을 하는 국회와 감사원, 기획예산처 등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조직내부의 견제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책임을 미루기 일쑤다.

또 다른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공공부문의 비능률이다. 관료적 경직성으로 대표되는 공공부문보다 이윤추구 동기와 가격시스템, 경쟁 등 시장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민간부문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일반 견해다. 공공기관은 업무성격상 특정 서비스의 공급을 독점하고 있어 경쟁의식이 희박하고 시장의 감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적자가 나면 궁극에는 국민부담으로 귀착되므로 불황이나 도산에 대한 위기의식도 없다. 생존여부가 시장의 냉혹한 평가에 따라 판가름나는 민간기업에 비해 효율성면에서 뒤쳐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비능률이나 대리관계의 복잡성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민영화다. 공기업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을 민간에 팔거나 아웃소싱함으로써 공공서비스의 공급을 민간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의 특성상 공공부문이 담당하는 게 불가피한 경우가 있고, 민영화를 해야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 이를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데 딜레마가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선택가능한 대안은 무엇일까? 공공부문의 비능률을 개선하는 일은 당연한 절차다.외환위기 이래로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기관의 경영혁신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민간의 경영기법을 빌려오는 것이다. 내부경쟁 촉진과 경영효율성 향상을 위한 성과관리제도 도입 및 인센티브시스템의 강화, 고객개념의 도입 등이 그것으로, 그동안 상당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대리관계의 복잡성에 따른 도덕적 해이의 문제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행태를 개선하고 아무리 경영혁신을 강조해도 감시체계가 느슨해지면 문제는 재발되게 마련이다. 근본 원인은 역시 주인-대리인 관계이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소유지배구조, 관리시스템을 바꿔줘야 한다. 민영화를 할 수 없다면, 소유지배구조를 민간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이 차선책이 될 것이다. 우선은 복잡한 공공기관의 관리시스템을 가급적 단순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국민들이 누가 책임을 지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관 또는 주체의 중립성 확보는 또 다른 중요한 과제이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주체는 해당 기관이나 정책부처 등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산하기관은 주무부처가 승인한 사항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주무부처는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산하기관을 감싸고도는 ‘누이좋고 매부도 좋은’ 식의 공생은 더 이상 안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핵심 권고사항도 바로 그것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