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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판교 턴키공사 잡아라”…건설업체간 ‘짝짓기’ 한창



1조억원대 경기 성남 판교 턴키공사 발주를 앞두고 수주를 위한 건설업체간 짝짓기가 한창이다. 특히 발주처인 대한주택공사가 메이저 건설업체의 공동도급을 금지함에 따라 주공공사를 많이 해 본 중견 건설업체의 몸값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29일 대한주택공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공은 1조761억원에 달하는 판교 아파트 턴키공사를 오는 12월 말께 발주할 계획이다. 주공은 이를 위해 발주 및 입찰방법을 건설교통부 중앙건설기술심의회에 상정, 다음주 심사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사 공동도급 금지 등 다양한 기준 검토=주공은 메이저사의 턴키공사 독식과 중견건설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메이저 건설업체끼리의 공동도급을 금지키로 했다.

주공은 지금까지의 평균 입찰 참여업체수를 감안, 1개 공구당 3개 메이저 건설업체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대로 하면 판교 턴키공사가 6개 공구이기 때문에 총 18개사가 된다. 즉 시공능력평가 순위 18위까지는 컨소시엄 대표사가 돼야 하고 19위부터는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공은 또 시공능력평가금액으로 공구를 나눠 시공업체를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중견건설업체의 참여를 보다 더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구당 공사금액 2000억원 이상은 시공능력순위 18위까지, 2000억원 미만은 19위부터 컨소시엄 대표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주택공사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시공능력순위 18위인데 이를 두고 일부에서 이 회사 출신인 한행수 사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할 수 있어 아주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턴키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18위까지 주어지는 컨소시엄 대표사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 인기 상종가=메이저 건설업체의 공동도급이 금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공공사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는 중견 건설업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건설업체는 주공 공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견건설업체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주공 공사를 많이 한 건설업체는 신일 남양건설 신성건설 삼능건설 대동종합건설 신일건업 등 10여개사 정도다. 신일의 경우 올 한해만 3000억원에 달하는 주공 공사를 수주했다.

신일 관계자는 “대표사가 아니어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는 점은 안타깝지만 대형 국책사업인 판교신도시 개발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삼성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메이저사로부터 공동도급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받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간 합종연횡 본격화=턴키공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설계업체는 대부분 선정한 상태다. 현재 윤곽이 드러난 설계업체와의 컨소시엄은 삼성건설과 토문, 현대건설과 무영, 대우건설과 해안, GS건설과 건원, 현대산업개발과 건원, 대림산업과 희림, 포스코건설과 DA, SK건설과 정림, 금호건설과 공간 등이다.

이와 함께 각 공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설업체도 대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총 공사비 1591억원 규모인 1공구의 경우 삼성건설 GS건설 한신공영 금호건설, 3공구(2470억원)는 현대건설 두산산업개발, 4공구(2100억원)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5공구(2290억원)는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태영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2공구(1390억원)와 6공구(920억원)는 공사금액이 다소 적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하 업체나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싶은 업체 등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주 중 중앙건설기술심의회의 최종 결정이 떨어지면 중견업체와 설계업체를 포함한 컨소시엄 구성에 착수하는 등 사할을 건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