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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생각하는 술마시기]송년회…또 술독에 빠질건가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30 13:55

수정 2014.11.07 11:54



송년회 철이 돌아왔다. 우리나라는 한해 술 소비량의 3분의 1이 연말 시즌에 몰려있다고 할 정도로 연말에 술자리가 많아진다.

하지만 술자리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술로 살다보면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과 한 두잔 하다보면 과음하기 쉽상이다.

송년회 후 몸이 말해주는 숙취 증상을 통해 몸 상태를 진단하고 건강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적당한 양만 마시자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가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이다. 이는 소주 2홉들이 1병, 맥주 2000㏄, 포도주 600㎖ 기준 1병, 양주 750㎖ 기준 4분의 1병 가량이다. 또 술을 마시는 횟수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섭취한 알코올을 해독하고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 적어도 2∼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을 만나면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자리가 이어진다. 따라서 대개 속이 빈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흔하다. 그

러나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다. 또 직접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하므로 급?만성 위염이나 위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벼운 식사나 담백하면서도 간을 약하게 한 안주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위를 덜 상하게 하는 방법이다.

술은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지므로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또 연말에는 술을 섞어마시는 폭탄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술은 섞어 마시면 좋지 않다. 술은 각 종류마다 알코올의 농도와 흡수율, 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섞어 마실 경우 술끼리 서로 상호 반응을 일으켜 더 취하게 만든다.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수도 좋지 않다. 술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탄산음료수를 섞어마시기도 하는데 이는 위 속의 염산과 작용, 탄산수소가 발생하면서 위의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결국 탄산수 자극으로 위산 과다를 발생시킨다.

■술은 병을 키운다

술은 1g당 7㎉의 열량을 내는 고열량 식품이다. 또 함께 먹게 되는 음식들도 열량이 높은 것들이 많다. 이들 음식은 지방의 형태로 전환되어 주로 내장과 간, 혈액 내에 축적된다. 따라서 복부비만과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과 같은 고지혈증을 유발하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과음으로 취하게 되면 식욕을 억제하는 중추도 마비되어 배고픔과 상관없이 음식을 먹게 되므로 대부분 과식을 하게 된다”며 “늦은 시간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먹고 마시게 되면 위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생기기 쉬우며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만성 음주는 골소실을 초래하고, 골절의 위험도를 높인다. 음주는 뼈를 만드는 중요한 세포인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며 반대로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의 활동은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뼈가 소실되는 것보다 만들어지는 것이 적게 되어 골밀도가 낮게 될 수밖에 없다. 술은 또한 간접적으로 뼈에 영향을 주는 신체내 여러 호르몬들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성 음주를 하는 경우 성호르몬의 감소를 초래하고 체내 전해질이상을 일으키며 뼈에 아주 중요한 활성형 비타민 D에도 이상이 생긴다. 우리나라처럼 폭음을 자주하는 남성들은 골다공증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의 60%는 술이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섭취한 술의 총량보다는 매일 평균적으로 얼마나 마시는가가 만성췌장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만성췌장염은 만성적인 췌장의 염증으로 췌장이 섬유화되어 돌처럼 딱딱하게 되고 석회화되는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췌장 기능이 점차 소실된다. 급성췌장염도 췌장 내의 급성염증으로 인해 강력한 소화효소가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췌장자신을 분해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과음후 갑자기 견딜 수 없이 배가 아프면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금식을 하고 수분 및 영양분 공급을 충분히 하여 췌장을 쉬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숙취에서 벗어나기

술을 많이 마신 후 다음날 구토를 하고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무거웠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는 알코올이 대사되는 중에 생긴 산화물인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혈액 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숙취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은 보리차나 생수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또 섭씨 38∼39도 정도의 온수욕을 하거나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통해 알코올 대사산물을 빨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도 좋다.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므로 해독 작용을 하는 간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그리고 그 이후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숙면을 취할 수만 있다면 더욱 좋다. 간장은 잠을 자는 동안에 가장 활발하게 술 찌꺼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음 후 사우나를 찾아서 섭씨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과도하게 땀을 흘려 탈수 상태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경우 심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또 지나친 과음으로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 몸의 균형 감각이 떨어져 사우나에서 낙상과 같은 사고도 발생하기 쉽다.
과음 후에는 차라리 취침 전에 20분 정도 뜨거운 물에 발만 담그는 ‘족탕’이나 가벼운 샤워나 반신욕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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