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명품의류 ‘불황이 없다’…시장정체속 나홀로 성장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1.30 13:55

수정 2014.11.07 11:53



전체 소비재 의류시장이 정체에 가까울 정도의 저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시장만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소비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 양극화 현상은 자칫 전체 유통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근심 또한 깊어지고 있다.

■명품시장 3개월째 두자릿수 성장

산업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에 16.6%의 매출신장률을 보인 정장의류 넥타이 구두 핸드백 등 의류·잡화 명품시장은 10월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11월 역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다른 품목군 실적과 비교해 보면 명품의 매출신장률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 10월 백화점 전체 매출액 증가율은 5.9%로 꽤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중 명품은 품목별 최고수치인 11.3%를 나타내며 백화점 평균 매출의 2배가량 실적을 올렸다.


일반품목의 잡화(5.2%), 여성정장 (-1.1%), 남성의류( 7.7%)와 비교해도 단연 앞서는 수치다. 더욱이 3개월 연속으로 기록한 두자릿수 성장률은 명품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아직 경기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 품목군이 3개월 연속 10% 이상 성장한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지출 여력이 생긴 소비자가 명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명품소비 열기는 경기회복의 바람을 타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전체 의류소비는 답보상태

반면 전체 의류시장은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명품을 포함한 가정용 섬유 및 의류품목 등 전체 의류 판매액은 10월에 전월 대비 0.1%의 성장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9월의 -1.8%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실적이지만 밑바닥 소비는 여전히 미동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어린이 옷을 판매하고 있는 홍정명씨(35)는 “연말연시가 닥쳐도 예전처럼 시장이 발디딜 틈없이 북적대는 모습은 옛날 말이며 근래 몇년간은 너무 한산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서 가죽가방을 팔고 있는 김철환씨(42)도 “고객들이 할인점으로 많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토록 한산하다는 것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소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고가품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며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회 전반적인 양극화 현상에 따른 소득 불균형이 소비 행태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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