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은 최근 퇴직연금을 운용할 자산운용사 6곳을 선정했다. 운용사 자체 수익률과 자본금 규모, 펀드매니저 성과 등 꼼꼼한 평가를 거쳐 뽑은 만큼 그 기대가 크다.
지난 14일에는 펀드 평가회사인 제로인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퇴직연금 가입 고객을 위해 설정된 펀드의 품질을 꾸준히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전용으로 선정한 펀드에 대한 평가정보를 제로인으로부터 제공받아 펀드의 운용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이로써 1년여의 준비작업이 마무리됐다.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준비했나
신한은행은 지난 1월초에 조흥은행과 함께 10명의 직원으로 퇴직연금 TFT(태스크포스팀)를 꾸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퇴직연금상품 및 시스템 개발작업이 진행됐다.
지난 6월17일에는 은행권 최초로 서울을 비롯해 부산, 마산·창원 지역에서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고객 초청 퇴직연금제도 세미나’를 실시했다.
이어 10월 20일 신한금융그룹 주요 기업고객 3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신한금융그룹 기업고객 초청 퇴직연금 공동 설명회’를 열었다. 이밖에 외투법인과 각 지역 영업점별로 30∼40개 거래업체를 대상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했다.
특히 기업은행 등 8개 은행과 공동으로 금융결제원을 통한 ‘퇴직연금 공동기록관리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지난 1일 가동식을 마쳤다. 또 센터의 퇴직연금 전용 인터넷 사이트(www.rk.or.kr)를 개설해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 및 근로자가 자산 및 적립금 운용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상품의 핵심인 운용상품 및 자산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판매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강점은
신한은 자산규모 2위의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최대 강점이다. 조흥은행을 비롯한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생명,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신한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
퇴직연금은 기업 근로자의 은퇴후 연금 수령까지 장기적으로 거래관계가 형성된다. 그만큼 금융기관의 신뢰도와 장기 자산운용능력, 퇴직연금 상품의 경쟁력과 금융거래의 편의성 등을 꼼꼼히 따져선택해야 한다.
특히 장기자산 운용능력 및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상품의 선정기준은 결국 수익률(금리)로 통한다.
장기상품의 경우 0.1%의 금리차이도 연금 수령시 실제수령액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예사로 볼 일은 아니다. 수익률 능력은 기존의 장기운용상품의 실적을 보면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장기상품의 대표격인 개인연금신탁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지난 94년 6월 판매이후 누적수익률에서 9.8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스크 관리 능력과 장기자산운용 기법에 강점이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의 경우 퇴직적립금의 운용은 가입자 본인의 운용지시에 의해 이뤄진다.
그 운용결과에 따라 연금 수령액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따라서 퇴직연금기관의 리스크와 수익을 감안한 적절한 포트폴리오 선정과 제시 능력도 중요한 부분이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운용상품 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성, 공정성, 투명성이 확보된 경쟁력 있는 운용상품을 선정하고 가입자의 투자성향별 모델포트폴리오 제시를 통해 최적의 운용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마케팅 전략
신한은행이 앞으로 펼칠 마케팅의 키워드는 ‘맞춤형 서비스’다. 현재 보험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퇴직연금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소호(SOHO)기업 등 업체유형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상품은 DC형 상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까지는 상대적으로 퇴직연금전환이 쉬울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기업, 외국인투자기업 등 매년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연봉제 기업을 대상으로 DC형 마케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퇴직연금이 도입되기 전까지 중간정산하는 퇴직금은 생활비로 다 써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신한은행이 DC형 마케팅에 주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중간정산 퇴직금을 확정기여형(DC형)이나 개인퇴직계좌(IRA)로 적립해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과세이연(세금부과가 늦춰지는) 및 연금소득세를 적용받게 돼 노후 대비 자금으로 활용하는데 좋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퇴직연금상품이 사업장별로 디자인된 ‘맞춤형 제도지원 종합서비스’라고 강조한다.
사업장에서 하나의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검토 단계에서부터 신한은행은 기업과 근로자와 함께 장기적이면서도 건실한 퇴직연금제도가 설계되도록 기업의 형편에 적합한 최적의 퇴직연금컨설팅을 지원할 방침이다.
계약체결을 통한 제도도입 이후에도 기업 및 근로자의 특성을 분석, 각각에 맞는 차별화된 퇴직연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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