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새해 창업시장 트렌드]웰빙·매스티지·공동창업 ‘3박자’갖춰라

이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1 14:04

수정 2014.11.07 00:54



창업시장에서 선택의 길은 넓고 길다. 그러나 성공의 길은 좁고 짧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악'으로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나 업종전환을 노리는 비인기 점포주, 자의반 타의반 창업 출사표를 던진 예비 창업자, 심지어 잘 나가는 점포주들도 새해 희망은 똑같이 '사업 성공'이다.

새해엔 과연 어떤 창업 트렌드와 아이템들이 소비자의 인기를 끌까. 정부는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솥뚜껑 시위'로 데인 뒤에야 부랴부랴 소상공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내놓으며 창업시장 개편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본격적인 창업시장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창업자들은 시장의 트렌드와 아이템에 더욱 민감해 질 수밖에 없다.
창업컨설팅 전문가 4인으로부터 '2006 창업 트렌드 및 유망사업 전망'을 들어본다.

‘웰빙, 대중 명품, 공동창업’

올해 창업시장을 주도할 트렌드다. 본지가 창업컨설팅 전문가 4인으로부터 ‘2006년 창업 트렌드 및 유망업종 전망’을 의뢰한 결과, 개인별 견해나 표현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 트렌드는 이들 3가지로 요약됐다.

■ 웰빙 창업은 시대적 대세

웰빙 창업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창업컨설팅 전문업체인 비즈니스유엔의 대표컨설턴트인 이형석 대표는 “웰빙과 사회공헌도, 지구환경 배려 마인드를 상징하는 ‘로하스’(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바람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현재 미국 소비층의 30%가 ‘그린슈머’(Greensummer·환경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를 포함한 로하스 소비자로 분류되고 있다”며 “아로마 업종, 크릴한식전문점, 명품·디지털제품 중고점 등 자원순환 비즈니스 등이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빙 관련 외식창업도 주목받는 아이템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지난해 창업시장을 휩쓴 삼겹살 아이템이 새해엔 해물?채소를 주재료로 한 아이템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조리법도 튀김 방식에서 탈피, 생요리나 찜, 데치기 등 전통방식이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다이어트, 체형관리, 피부관리 등 웰 루킹(well-looking) 업종이나 유기농 건강식품 전문점도 웰빙 트렌드에 합류한 유망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 ‘대중명품’ 서민층 소비 잡는다

창업 트렌드나 아이템이 변하듯 소비심리도 움직인다. 최근 1∼2년새 소비자들은 실리와 품격을 모두 충족시키는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대중명품은 이런 추세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요즘처럼 까다롭고 이율배반적인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무조건 저가만으로 승부할 순 없다”며 “높은 품질은 보장하며 초저가로 판매하는 화장품 할인점 등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형석 대표는 가치지향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창업 아이템들이 각광을 받는 ‘매스티지’(Masstige·대중 명품) 트렌드를 제시했다. 고객의 매스티지 욕구에 부합하는 아이템으로 골프웨어 할인매장, 브랜드 액세서리점 등이 있다.

이경희 소장은 대중명품 인기를 ‘뉴 럭셔리 브랜드’ 열풍으로 표현했다. 기능성을 가미하고 가격을 높인 명품 삼겹살 전문점을 비롯해 소수정예식 준명품형 교육사업, 고품격 인테리어 노래방, 고급 남성미용실 등을 뉴 럭셔리 브랜드로 꼽았다.

■ 1억원 미만 소자본끼리 뭉친다

이제까지 창업시장은 ‘나홀로 창업’이 주류였다. 하지만 창업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자본을 동원한 대형 점포는 물량 중심 마케팅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생계형 소자본 창업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열 명 중 세 명만 살아남을 정도로 바늘 구멍이다.

작은가게창업연구소 심상훈 소장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버추얼 코퍼레이션’(공동창업)을 제시했다.

심소장은 “과거의 창업업체가 갖고 있던 ‘견고한 조직’의 성격은 사라지고 개인간 전략적 제휴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창업비용이 커지는 만큼 성공률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1억원 미만의 개인 소자본 창업이 대자본 창업(3억원 이상)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선 개인 창업자간 제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유재수 원장 역시 투자의 투명성과 과학적 운영방식 등을 내세운 공동창업이 차세대 창업 기법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교육 창업 주목하라

창업컨설팅 전문가들이 다크호스로 지목하는 창업 트렌드는 교육과 전문점이다.

교육창업은 자녀교육에 민감한 우리나라 부모들의 수요심리를 파고든 대표적인 아이템. 유재수 원장은 “영어교육이 회화 중심으로 바뀌고, 대학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커지면서 아동 대상의 실용영어 학원과 논술 교육사업이 유망업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희 소장도 “교육사업은 ‘불황 무풍지대’로 특히, 오는 2008년 대학입시에서 논술과 면접 비중이 높아지면서 올해 교육사업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학력 실업률이 높은 여성 및 화이트컬러 출신 창업자들에게 독서 및 논술지도 관련 창업은 유망업종으로 꼽힌다고 이소장은 덧붙였다.


이밖에 심상훈 소장은 소자본 창업시장에 리모델링(업종전환)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소규모 제과점을 포함해 동네의 작은 미용실,죽,토스트 점포 등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파게티나 수제 핫도그 전문점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전문가들은 아이디어사업, 전문서비스사업에서도 프랜차이즈 개념이 적극 도입돼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