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2006 격랑의 금융권]“경기 살아난다”…사상최대 이익 ‘예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4 14:13

수정 2014.11.07 00:49



카드 및 상호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대풍(大豊)의 꿈에 한껏 부풀어 있다. 무엇보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2금융권이 민간소비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은 곧바로 실적호전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배양된 업체들의 위기관리 능력도 올해 풍년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한다. 그동안 업체들은 수년에 걸쳐 부실여신을 축소했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따라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사상최대의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서민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들 2금융권의 새로운 도약은 2006년 한국경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제 2의 전성기 누린다’

지난해 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표정관리에 애를 먹었다. 순이익이 급증해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지만 ‘카드대란’을 자초해 경제 전체에 주름살을 드리운 장본인이라는 세간의 손가락질을 의식해 드러내 놓고 실적을 자랑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뼈를 깎는 인력 구조조정과 부실자산 축소 등 부단한 자구노력을 밑바탕으로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업계의 한 CEO는 “미운 오리 새끼의 부활의 날갯짓이 시작됐다”며 “올해는 사상 최고의 이익이 눈앞에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대부분 적자에서 흑자기조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이를 반환점으로 해 올해는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카드업계는 앞으로 수년동안 올해의 순이익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최대 전업계 카드사인 LG카드의 경우 지난해 1조4600억원의 흑자를 기록, 카드대란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3∼2005년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던 삼성카드도 지난해 4월부터 월단위로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삼성카드는 4월 이후 매월 400억∼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후발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500억원, 롯데카드는 1300억원, 신한카드는 5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최대 8000억원대. 서영수 한누리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LG카드의 순이익 1조4600억원은 대손 충당금 환입이 증가한데 따른 다소 비정상적인 실적”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7000억∼800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카드는 올해 30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내다보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4년만에 연간기준 흑자로 돌아서는 의미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간 3000억∼5000억원의 안정적인 순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튀는 마케팅을 선보이며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 현대카드는 지난해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150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지난해보다 약 15%가량 늘어난 150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한카드는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정확한 순이익 예상치를 내놓치 못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 ‘이제부터 시작이다’

상호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 물론 여기에는 일취월장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2005년 상호저축은행의 상반기(7∼12월) 순이익은 3861억원으로 2004년 동기 1584억원에 비해 무려 143.8%, 금액으로는 2277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지원사격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11월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저축은행 규제완화 방안은 업계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특히 ‘우량 저축은행에 한해서’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올해부터 대출규제를 풀기로 한데 대해 업계는 “영업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반겼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대주주과 관련된 편법대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도덕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재경부가 11월 대책을 내놓으면서 업계와의 거리감을 상당부분 좁혔다. 저축은행 업계는 정부의 불신이 일정부분 해소됐다는데 고무돼 ‘한번 해 보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업계는 외환위기의 한파를 겪으며 무려 100여개의 업체가 문을 닫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자 생존차원에서 스스로 내부관리 시스템을 정비해 왔다. 결국 정부지원과 업계의 자구노력, 더불어 시장 여건성숙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사상최고 실적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박사는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한도(LTV) 비율을 준수하는 등 여신관리를 철저히 한 것이 회생의 비결”이라고 진단하고 “올해에도 증시가 호황을 보일 것이고 건설경기 또한 꾸준한 상승세가 예상돼 유가증권 수익과 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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