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이렇습니다]예산낭비 방지책 국민신뢰를/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8 14:14

수정 2014.11.07 00:44



“도대체 겨울철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은 왜 바꾸는 거야?”

연말이 되면 많은 국민들이 이런 불만을 쏟아낸다. 필자도 개인 모임에서 이런 불만을 몇 차례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라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책무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예산낭비대응시스템’은 이러한 국민들의 목소리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정부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했다.

예산낭비대응시스템은 43개 중앙부처, 250개 지자체, 12개 공기업 홈페이지에 예산낭비신고센터를 설치해 국민들이 신고하는 예산낭비 사례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예산낭비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중 타당한 내용에 대해서는 유사한 사례가 적발되지 않도록 근원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정당하게 집행된 예산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명하고 이해를 구함으로써 재정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기획예산처는 예산낭비대응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04년 6월부터 ‘예산낭비대응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각 기관의 신고처리 실적을 점검하고 예산낭비대응 우수사례를 발굴해 확산·전파하는 등 범정부적으로 구축된 300여개 예산낭비신고센터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각 기관의 예산낭비신고센터 업무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예산낭비 대응! 이렇게 합시다’라는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

예산낭비를 방지해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알뜰히 사용하는 일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국민과 정부가 함께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따라 민간 차원에서 예산감시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경실련,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과 같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민·관 합동예산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부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예산낭비 사례에 대해 공동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운영함으로써 효율성이 떨어지는 물류센터 및 숙박시설에 대해 민간위탁 또는 매각을 추진토록 한 것도 시민단체와 함께 일구어낸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다.

한편, 예산낭비 신고자에게 최대 3900만원까지 성과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예산성과금 규정을 개정해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예산낭비 사례를 근절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또 이달부터 기획예산처 예산낭비신고센터를 보강하기 위해 콜센터(1577-1242)를 개설했다. 특히 예산업무 경험이 풍부하고 금융·건설 등 다양한 민간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직 공무원을 예산낭비대응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신고 접수와 현장점검에 이르기까지 각종 신고사례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통일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구조가 안정성장으로 전환되면서 세수 증가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재원 마련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즉 정부가 세금을 아껴 쓰고 낭비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앞으로 기획예산처는 정부가 추진중인 사업을 엄격히 평가해 성과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중단, 예산삭감 등 적극적인 세출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대형 국책사업의 예산편성과 집행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낭비성 사업을 방지함으로써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올해 말에는 국민들로부터 수돗물 한 방울, 보도블록 한 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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