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철(JR) 마마츠역에서 서쪽으로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는 ‘신유토 가도’.
새로 생긴 간선도로를 자동차로 약 15분간 달리면 눈앞에 거대한 건물이 위용을 드러낸다. 다름아닌 ‘이온 하마마츠시토로초 쇼핑센터(SC)’.
지난해 8월 개점한 일본 대형유통그룹 이온의 대표적인 쇼핑몰이다. 건물 전체의 가로 폭은 367m에 이르며 점포와 주차장을 포함한 연면적은 18만3800㎡로 종합경기장인 도쿄돔의 약 4배에 이르는 메머드급 시설이다. 시즈오카현내 최대 상업시설이기도 하다.
이곳엔 할인점 ‘GMS 자스코’를 중심으로 가전 전문점 ‘에이덴’과 다양한 레스토랑, 의류매장 150개점들이 즐비하게 입점해 있다.
개점 후 첫 일요일에 밀려든 고객이 6만5700명. 35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꽉 찼으며 주변도로는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현재도 휴일에는 내점객 수가 5만명을 넘고 있으며 SC의 매출액은 연간 300억엔에 이른다.
■인구 적고, 땅값싼 시골에 대형몰 지어
지난 2004년 2월기 연결매출액에서 일본의 이마트로 불리는 ‘이토요카도’를 제치고 소매업계 정상에 오른 이온그룹.
이온은 현재 전국 각지에 ‘몰’이라 불리는 거대 SC를 건립, 2004년 한해에만 하마마츠 외에 홋카이도, 히로시마현 등 9곳에 진출시켰다.
이온의 몰 사업은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 근처 등 교통 좋은 곳에 최고 점포를 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종합슈퍼’와 ‘홈센터’ 등 2개의 대형점을 핵심점포로 건물의 양 날개에 배치하고 그 사이를 몰로 연결한다. 몰에는 통상적으로 100개 이상의 임대점포가 늘어서 있다.
중급 규모의 종합슈퍼 운영이 힘들어지고 있는 현재 대형슈퍼와 여러 전문점의 복합체인 몰이 고객유치를 위한 히든 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온이 이런 거대상업시설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카다 다쿠야 명예회장의 “늑대나 여우가 출몰할 것 같은 곳에 점포를 세워라”라는 말에서 상징되듯이 입지면에서 최초로 노린 곳은 땅값이 싼 시골이었다.
1992년에 개점한 가시와SC가 있는 아오모리현 가시와무라의 인구는 고작 5000명. 논밭으로 둘러싸인 농지에 27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을 갖춘 거대 시설이 들어섰다.
“당시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온그룹 수뇌부의 회고에서 알 수 있듯 경쟁사들은 이온의 시골입지 전략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온에 행운으로 작용, 지금은 돈을 가래로 끌어모으는 ‘도깨비 상자’가 되었다.
■고객 쾌적함 위해 화장실·조명 ‘깐깐한 점검’
이온 몰의 가와토 사장은 전국 17곳의 SC를 매월 1회씩 순회한다.
이 때 빼놓지 않고 점검하는 것이 시설내의 화장실. 그는 직원들에게 하루 8번씩 청소하라고 지시한다. 시설의 청결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고객이 안식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서다.
거대한 몰에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분좋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가와토 사장의 지론이다.
실제로 하마마츠시토로초SC에서는 철저한 청소 외에도 쾌적한 분위기를 위한 배려를 여러 곳에서 엿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에스컬레이터 주변과 벤치 옆 등 총 150곳 이상 비치한 관엽식물.
또다른 배려는 ‘공간의 개방성’. 위로 시원하게 뚫린 중앙홀의 높이는 22m, 1층의 통로 폭은 8m로 매장 이외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통로와 바닥은 최신 몰 일수록 더욱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주요 고객인 30대 전후의 고객들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쇼핑하기 쉽도록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1000룩스 이상, 타일 광도 90% 이상’의 밝은 조명.
매일 조도계 등으로 밝기를 점검할 정도다. 밝기에 집착하는 것은 신규매장뿐 아니라 지난 1993년 개점한 아키다SC도 2000개 이상의 램프를 교체하며 낡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내부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시골이지만 도심의 백화점 같은 우아한 자태를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계획된 증축으로 시설 및 유행 유지
이온 몰은 건설 단계부터 미래의 증축을 예상해 부지를 확보하는 걸로 유명하다.
처음부터 모든 시설을 한꺼번에 다 짓지 않는다. 95년 개점한 아오모리현SC에서는 이미 3번이나 증축했다. 98년에는 스포츠 전문점을, 2001년에는 영화관을, 2004년 4월에는 ‘무인양품’ ‘탈리즈 커피’ 등 15개 점포를 새로 추가했다. 이들 증축은 개발때부터 이미 계획돼 있던 것이다.
시모다SC의 부지 면적은 19만㎡로 하마마츠시토로초 SC의 약 3배. 게다가 대지가 넓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건물위에 새로 시설을 건설하면 건설비용이 방대하지만 시모타 SC에서는 옆으로 시설을 확충해 비용을 줄였다. 지금 막 증축을 끝냈는데 벌써부터 다음 증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온이 증축을 중요시하는 것은 단골 고객이 싫증을 내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10대와 20대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모타SC에서는 올해 증축 후 내점객 중 차지하는 19∼29세의 비율이 지난 2004년보다 29%까지 증가했다. 증축으로 새로운 점포를 유치하면 신규 점포를 목적으로 방문한 고객이 기존 점포도 방문하는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고객이 몰에 머무르는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영화관은 효과가 높다.
■3개월 매출하락땐 입주사와 대책회의
‘오늘의 런치 1200엔.’ 다이와SC의 1층에 입점하고 있는 ‘홍호교자방’의 입구에는 지난 2004년 10월부터 가격을 알기 쉽게 표시하는 메뉴 디스플레이가 등장했다. SC를 운영하는 이온 몰이 2년 이상 설득한 결과다.
외식업체인 ‘기와 코포레이션’이 운영하는 ‘홍호교자방’은 중국 베이징 서민거리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 중화 요리점. SC의 주요고객인 20∼30대층은 봉급에 비해 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하다.
이온 몰은 가격을 표시하는 보드를 매장앞에 설치하고 단가가 낮은 런치메뉴에 주력, 매달 매출을 30% 이상 증가시켰다.
이온그룹의 몰 운영수입 대부분은 임대 점포로부터 받는 임대수입에 의존한다. 현재는 매출과 연동하는 연동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온 몰의 경우 의류매장이 전체매출의 8∼12% 정도지만 게임센터는 30%에 이른다.
반면,1평당 8900엔의 관리비, 매출의 1.2%의 판촉비 등은 입주점포의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온 몰의 매니저는 입주점포의 매출상황이 2시간마다 표시되는 모니터에 항상 눈을 반짝인다.
매출이 전년대비 3개월 이상 계속 떨어지면 즉시 입주점포 본부의 임원을 불러서 대응책을 협의한다. 또한 몰 내부에 비치해 놓은 고객카드에 고객의 고충사항이 올라오면 해당점포의 점장이 반드시 회답서를 쓰게 하고 게시한다. 매월 점장회의 때 입주점포별 고충건수를 기록한 종이를 배부하고, 평판이 나쁜 점포를 전원에게 공개한다. 또한 대형몰에서는 2000명 이상의 종업원과 아르바이트 직원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입주점포에 새로운 스태프가 들어올 때마다 몰 측에서 단체연수를 실시한다.
/도쿄=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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