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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신정용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도우미



서울 송파구 문정동 시영아파트 주변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신정용씨(29)의 출근시간은 오전 11시.

신씨의 직장은 신천동 키노극장 앞에 위치하고 있는 한 오피스텔이다. 그에게 시급 3600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사장’은 다름 아닌 전신마비 장애인 안성빈씨(34).

경추종양으로 27살에 장애인이 된 안씨의 식사와 목욕, 청소, 외출 등 일상적인 활동을 돕고 있다. 군 제대 후 직장에도 다녀보고 아르바이트도 해봤지만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그는 이제야 ‘내 일을 찾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돈보다도 남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그가 이 일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는 전국 40개 장애인 자립지원센터를 통해 활동하는 약 350명의 장애인 활동보조인 가운데 최장기간 일하고 있는 활동보조인 중 한명이다.

서울장애인자립지원센터가 ‘월급제’를 먼저 제안할 정도로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덕분에 서울센터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장애인 활동보조사업을 시작한 송파구 위탁업체인 가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활동보조를 주로 맡고 있는 장애인은 안성빈씨를 포함해 모두 3명. 대부분 전신마비 장애인들로 신씨가 손발 노릇을 하고 있다. 제한된 예산 때문에 1인당 3시간, 하루 6시간 정도 1주일 내내 일해봐야 고작 100만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런 신씨를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은 안성빈씨다. 안씨는 혼자서 생활한 지 1년가량 됐다. 7년 동안 아들의 병수발을 하던 아버지가 직장암 판정을 받자 한 독지가가 그에게 ‘자립생활’을 권했고 안씨가 사는 오피스텔을 구해줬다.

안씨는 자립생활을 하고 난 뒤 그동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을 혼자서 한다. 장애인 인터넷방송인 ‘희망방송’에서 개최한 장애인 스타 콘테스트에서 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가수’로서의 새 삶을 살고 있다.


안씨의 새해 소망은 ‘가수’인 만큼 개인 앨범을 내는 것이다. 이동이 너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차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신정용씨도 ‘활동보조인으로서 더 열심히 활동하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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