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의사를 그만두고 왜 프라이빗뱅커(PB)가 되셨나요.”
메리츠증권 서울 도곡동 PB센터 전혜민씨(27)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편하고 좋은(?)’ 직업을 마다하고 영업직으로 뛰어든 데 대한 궁금증이 크기 때문이다. 전씨는 지난 2001년 경상대에서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4년여 동안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일하다 지난해 8월 메리츠증권 도곡동 PB센터로 입사했다.
전씨의 어릴적 꿈은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 그래서 수의학과에 들어갔고 수의사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일원으로 쓰나미로 고통받는 스리랑카에 자원봉사를 가면서 바뀌었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던 중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습니다. 오래 전부터 경제나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도 했구요. 경제신문과 경제 서적을 항상 끼고 살았죠. 지난 2004년부터는 재테크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도 가입해 열심히 활동하고 전문가들의 강의도 들었어요.”
또 전씨는 원래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수의사는 항상 말 못하는 동물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수의사와 PB가 비슷한 점도 있어요. 고객들에게 현재 자산관리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그에 대한 처방을 해주니까요. 특히 고객 중 상당수가 수의사 분들인데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편한 면도 있죠.”
전씨의 꿈은 언젠가 꼭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꿈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적당히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한번 빠져들면 끝을 보고야 만다’는 그의 말에서 무한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아직 100% 만족은 못합니다. 배우는 과정이어서 부족한 부분이 많죠. 제대로 PB업무를 하려면 자격증도 더 필요하구요. 그래도 지난해에는 짧은 근무기간이었지만 ‘A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A+’로 한단계 끌어올려야죠. 무엇보다 고객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최상의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조바심내지는 않을 겁니다.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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