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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블랙아테나]그리스 문명은 날조됐다



서양 역사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수많은 논쟁을 양산한 ‘블랙 아테나’가 20년만에 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저자 마틴 버낼은 “이 책의 정치적 목적은 오직 유럽의 문화적 오만을 줄이는 것”이라며 서구의 우월주의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헤로도토스는 그리스 문명의 뿌리는 동방에 있다고 명백히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인이 그리스를 식민지화함으로써 그리스에 국가가 세워졌고, 페니키아 사람들이 문자를 전해줌으로써 문화가 성립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저자는 1820년 이전에는 유럽의 일반사람들에게조차 동방문명의 영향으로 그리스 문명이 성립했다는 것은 일반 상식에 속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또한 유럽 문명의 우수성의 바탕에는 고전 그리스 문명이 있다는 그리스 원조론은 날조된 것이라고 고발하고 있다.

1820년대에는 메테르니히 반동체제가 성립된 시기다. 1789년 프랑스혁명은 유럽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온다. 유럽의 왕조국가들은 프랑스 유혈혁명의 민중적 성격에 경악, 회피할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 중세의 그리스도교 국가로 복귀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했다. 여기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르네상스 시대 이래 발전한 그리스학을 바탕으로 헬레니즘을 근대화하는 것. 신보다는 인간 중심 휴머니즘과 고전교육, 고전철학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발생한 하나의 걸림돌이 그리스가 동방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립됐다는 사료들이었다.
유럽 고전학자들은 사료비평이라는 근대적 기법을 통해 그 기록들을 신빙성이 없는 혹은 부족한 신화로 만들어버렸다. 나아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서 과거 역사를 재구성했다. 실증주의는 이렇게 태어났다.

/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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