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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단타族’?…운용사 수익률경쟁으로 차익실현만 급급

신현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18 14:17

수정 2014.11.07 00:29



올해도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기금은 주식 매도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시장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장기 운용자가 너무 단기투자 위주의 차익 실현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날 현재까지 기관투자가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5125억원으로 13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394억원어치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신이 하루 평균 1173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1조5254억원을 순수히 사들였다.

이에 비해 연기금은 8409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 중에서 압도적인 매도 우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으로 보험이 527억원, 증권이 578억원을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기금의 대량 매도세 때문에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같은 연기금의 매도 우위는 외부 운용을 맡은 자산운용사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뚜렷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내부에서 운용하고 있는 자금들은 한해 동안의 계획에 따라 장기 운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외부 운용은 각 운용사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에 맞춰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산운용사들의 운용평가 기준은 수익률 중심으로 측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 운용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춘 운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위탁받은 연기금 자금은 일정 수준 이상 수익률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맞춰 편입 비중을 그때 그때 조절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올해 목표 수익률을 지난해보다 대폭 줄인 이상 지난해처럼 일방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의 외부 위탁자금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약속한 만큼의 수익률 확보가 필요한데 올해 같은 경우는 전체적으로 단기 과열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서 주식 편입 비중을 줄여나가면서 수익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기금 한 관계자는 “현재 연기금 관련해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금 회수 계획은 없다”면서 “내부 운용은 장기 운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각 자산운용사에 맡긴 자금들을 적정하게 운용하는지만 관리할 뿐 세부 운용 방법까지는 손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기금의 외부위탁 운용사 선정을 너무 수익률 위주로만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운용사 연기금운용팀장은 “현재는 운용 스타일이나 투자전략, 위험관리, 미래수익 가능성 등 세부적인 요인들을 감안해 각 운용사의 자금 배정 기준으로 삼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단순하게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삼고 외부 위탁을 맡기는 폐단도 여전히 높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shs@fnnews.com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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