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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신화’ 벌써 사라지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1 14:19

수정 2014.11.07 00:15



“구글, 파티는 끝났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시장 마감 뒤 지난해 4·4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구글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 수준인 1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한 3억7220만달러를 나타냈다.

뛰어난 실적이었지만 기대가 컸던 시장은 크게 실망했고 장 마감 뒤 구글 주가는 12% 넘게 폭락했다.

CNN머니는 “(지난 2004년 8월) 상장 이후 구글은 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언젠가는 이런 기록도 끝날 수밖에 없다”며 “이제 파티는 끝났다”고 말했다.


1년새 86% 늘어난 19억2000만달러 매출에 82% 늘어난 3억7720만달러라는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3.65달러(12.4%) 급락한 379.01달러로 떨어졌다. 이날 구글의 시가총액 160억달러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사라진 160억달러는 현재 제너럴 모터스(GM)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액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구글은 실적 기대치를 맞추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세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조지 라이스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율을 30%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4·4분기 세율이 41.8%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난해 3·4분기 구글에 적용됐던 세율은 31%로 4·4분기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세율이 30%대였다면 구글의 주당순이익(EPS)이 1.78∼1.82달러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 1.78달러를 만족하거나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시장이 서서히 구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S뱅코프자산운용의 제인 스노렉 펀드매니저는 “구글이 우주선처럼 하늘을 나는 업체가 아니라 땅에 발을 딛고 광고로 먹고 사는 업체라는 인식이 이제 장 한편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애널리스트인 스콧 케슬러도 “월 스트리트를 막고 왜 구글 주식을 샀느냐고 물어보면 ‘구글 주식이 매일 오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며 이제 구글의 주가 오름세가 꺾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구글 사랑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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