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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SK건설 판교 중대형 입찰 포기]“주공 제시 평당공사비 절대 부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1 14:19

수정 2014.11.07 00:15



오는 8월 공급예정인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입찰에 일부 대형건설사가 참가 포기를 선언해 향후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동부건설과 SK건설은 1일 "주택공사가 판교 중대형 아파트 턴키공사 입찰에서 제시한 평당 공사비로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돼 입찰 참가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삼성건설도 입찰 참가 포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삼성래미안', '동부센트레빌', 'SK뷰' 브랜드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판교 중대형 아파트 공사예산을 더 받아내기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주공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입찰참가 포기 '왜'

건설사들의 주된 입찰참가 포기 이유는 평당 공사단가가 예상보다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주공이 평당 공사단가를 325만원으로 책정했지만 '판교입찰 안내서'를 바탕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평당 310만원 밖에 되지 않고 부가가치세를 뺄 경우에는 3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SK건설은 최소 공사단가가 평당 340만원선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건설 관계자 역시 "실행 예산이 100%를 초과해 적자를 면할 수가 없어 내부적으로 입찰참가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책정된 공사금액 대비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105∼110%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비 2000억원 프로젝트에서 실행 예산이 110%일 경우 200억원 적자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중·대형 아파트 품질 저하 우려

입찰에 참여키로 한 대형건설사들도 평당 공사비 문제로 곤혹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GS건설 김진만 상무는 "주공이 요구하는 품질은 고급아파트다. 하지만 주공이 제시한 공사금액은 턱없이 모자라는 게 현실"이라면서 "고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엔 공사비가 맞지 않고 공사비에 맞추다 보면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없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박용명 부장도 "실행 예산은 90∼95%가 적당한 데 주공 설계대로 하면 100%를 초과하게 돼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최대한 적자가 나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는 주공이 요구한 품질을 다소 낮춰 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A사 관계자는 "실행 예산에 맞추려면 고급스러운 마감재나 인테리어를 사용할 수 없다"며 "설계를 하면서 이러한 측면이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공 관계자는 그러나 "주공이 제시한 품질과 다르게 시공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장 설명에서 배포한 설계지침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비 더 받아내기 위한 '압박용(?)'

이같은 대형건설사의 움직임에 대해 중견건설사들은 공사비를 더 받아내기 위한 엄포용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견건설업체는 주공 아파트 공사를 평당 280만원에도 거뜬히 수행해 왔다"면서 "주공이 재벌급 대형건설사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일반공사 입찰이 아닌 턴키입찰로 발주했고 공사단가도 평당 325만원까지 올려줬는데 공사비가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주공 공사계약부 한명희 차장은 "주공 아파트 공사를 많이 수행했던 중견업체들은 지금도 평당 280만원에 일반공사로 발주해 달라고 야단"이라면서 "하지만 입찰공고가 발표된 이상 발주방식을 바꿀 수 없고 확정된 공사금액도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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