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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도서미납 사죄 학교 도서구입비 보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2 14:19

수정 2014.11.07 00:14



20여년 전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뒤 반납하지 못한 40대 졸업생이 대신 도서 구입자금을 기증, 학창시절의 빚을 갚았다.

2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 따르면 자신을 40대 후반의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곽모씨는 지난해 11월 편지와 함께 우체국용 통상환증서 20만원을 도서관측에 보내왔다.

곽씨는 편지에서 “대학원 재학시절 도서관에서 도서를 1∼2권 대출받아 공부하던 중 군입대 관계로 반납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 죄책감이 아직도 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며 돈을 보낸 사연을 털어놨다.

곽씨는 “그 사죄의 의미로 적지만 20만원을 송부하오니 후학들을 위한 도서 구입에 써주신다면 좋겠습니다”고 당부했다. 이에 도서관측도 곽씨의 뜻을 살리기 위해 대학 본부에 문의, 곽씨가 한양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전공분야인 행정학 도서 8권을 구입해 자료실에 비치해 놓았다.


또 도서관측은 곽씨에게 “보내주신 뜻에 따라 아래와 같이 책을 구입해 후학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곽씨가 책을 빌린 것은 지난 80년대 초반으로 당시 수기로 기재된 대출목록이 95년 전산화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도서관측은 추정했다. 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했는데 그런 것을 마음에 두고 후배를 위해 써달라고 당부해 주어 너무 고마웠다.
그 책으로 후배들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게 돼 잘된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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