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쯤 당시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을 때 한 일반투자자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가 내뱉은 첫 마디는 “주식시장이 이 모양인데 어떡하면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그의 하소연은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권유로 사무실 직원 대부분이 특정 주식을 샀는데 시장이 급락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봤다는 것. 이 낭패를 어떡하면 만회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연초부터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환율과 국제유가 등 증시 변수들이 여전히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대세 상승기를 거치면서 달려온 지수 고점 부담도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장중 변동성이 워낙 큰 탓에 일반 소액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두기란 사실상 쉽지 않게 됐다. 많은 개인 투자가는 증권사와 증시 전문가들이 내놨던 장밋빛 전망이 벌써 사그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적립식 펀드에 대해 환매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투자가들 사이에 대세를 이루던 낙관론은 어느덧 사라지고 비관론과 회의감이 시장을 옥죄고 있다.
이런 때는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 해도 사는 종목마다 쓴 맛을 보기 십상이다. 흡사 머피의 법칙이 지배하는 꼴이다. 왜일까.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성향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박 환상에 젖은 나머지 십중팔구 단타 매매에 열중했기 때문이라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장중 변동성이 클 때는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하고 주식투자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투자나 장기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투자에 정답은 없다.
너무 정답을 좇다보면 자칫 방향성을 잃고 자신만의 투자원칙마저 흔들릴 수 있다. 대세 상승의 단꿈에 젖어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훼손되지는 않았는지 처음부터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급락증시가 남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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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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