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메릴린치,LG카드에 눈돌렸다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2 14:19

수정 2014.11.07 00:13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각 전쟁’이 다시 한번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메릴린치가 LG카드인수에 본격 나설 경우 인수의사를 밝힌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어느 인수 후보군중에서도 최고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인수 자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데 따른 것이다.

■메릴린치, LG카드 발판삼아 아시아 시장 재진입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2일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를 ‘신중히’(Seriously)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날 메릴린치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력 확대를 위해 한국의 LG카드 인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LG카드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설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메릴린치는 간접적으로 LG카드 인수 의사를 내비친바 있다. 이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부진한 역량을 적극 만회해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메릴린치는 경쟁사인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와 달리 아시아 시장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메릴린치는 외환위기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대부분의 사업이 아시아에서 철수했다. 이같은 전략은 곧바로 실적하향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99년 인수합병(M&A) 주선 실적에서 2위를 차지했던 메릴린치는 2003년 13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LG카드는 메릴린치가 아시아 시장에 재진입할수 있는 좋은 발판이다. 신용카드라는 소매영업을 통해 한국 시장을 단숨에 파고들 수 있고 무려 1000만명에 가까운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 등도 메릴린치로서는 색다른 ‘매력’이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경우 매각구도 바뀔듯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매각구도는 또다른 국면을 맞는다.

현재 추산되는 LG카드 인수자금은 5조원. 물망에 오르고 있는 신한지주와 우리지주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2조원대다. 결국 나머지 2조∼3조원의 인수자금은 외부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인해 신한지주와 우리지주는 연기금, 공제회 등 ‘큰 손’들과의 결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큰 손’들이 M&A시장에서 다소 보수적인 자금이라는 것. 이들은 LG카드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인정하지만 리스크를 담보로 하기는 다소 불안해 한다.

이 가운데 메릴린치가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경우 기존 인수군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권 일각에서는 진단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공격적 투자기법과 막대한 인수자금이 결합되면 LG카드 인수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메릴린치가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매각구도는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바뀔것”이라며 “단순한 투자 대신 다양한 금융기법들이 총 동원돼 LG카드 인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각 주간사인 JP모건과 산업은행은 LG카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2∼3월 중 매각공고를 낼 방침이다.
현재까지 LG카드 인수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곳은 메릴린치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농협, 씨티그룹, 테마섹 등이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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