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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30兆 굴린다…M&A자금·해외투자용 현금자산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2 14:19

수정 2014.11.07 00:13



국내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하며 이 자금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과 해외 투자에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들은 올해 최대 복병이 될 ‘환(換)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공장 신·증설 확대에 나서면서 현금성 자산의 4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 초대형 기업 매물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M&A 시장으로 10조원 이상의 자산이 몰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현금·현금등가물 등 포함) 규모는 삼성전자가 6조8700억원, 현대·기아차 5조9276억원, 포스코 3조3500억원, 두산그룹(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포함) 1조1783억원, LG필립스LCD 1조5790억원, SK㈜ 1조4111억원 등이다.<표참조>

또한 하이닉스반도체 1조2160억원, 한진해운 6253억원, LG전자 5810억원, LG화학 3709억원 등으로 전자·반도체·자동차·철강·화학·해운업체 등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타 업종보다 크다.

이들 기업은 올해 환율 하락이 심화되면서 ‘환 리스크’를 피해 해외 직접투자 규모를 12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중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그 동안 건립한 해외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또 인도에 휴대폰공장, 폴란드에 가전공장을 각각 새로 짓는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올해 ‘400만대 생산시대’를 열기 위해 미국, 체코, 중국, 인도, 슬로바키아 등에 해외 생산기지를 신·증설한다.

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폴란드에 각각 가전공장과 LCD패널공장을 신설해 유럽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기로 했다.

SK그룹은 해외에너지 개발과 정보기술 수출을 위해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공장 신·증설에 나선다.

포스코도 인도 북동부 자가싱푸르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이동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 등 주요 중견그룹들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 초대형 매물 인수에 나서면서 현금성 자산을 M&A시장에 쏟아부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 대우건설 및 대한통운 인수 준비에 들어갔으며 두산, 한화그룹 등도 3조원 이상의 M&A 자금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세계 2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싸고 한진중공업, 동국제강, 두산그룹 등이 2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M&A 신경전에 나서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묶여 4대 그룹보다 중견 그룹들이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앞세워 M&A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 서정환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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