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한국 특허출원 세계 6위라지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5 14:19

수정 2014.11.07 00:12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국제 특허 출원 건수 통계에서 한국이 네덜란드를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WIPO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특허협력조약(PCT) 가입 128개국 중 가장 활발하게 활용한 나라로 꼽히면서 전체 순위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04년에 비해선 34% 증가했지만 2000년과 비교하면 무려 200%가 증가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PCT를 기준으로 한 연간 특허출원 건수에서 지난 2001년과 2002년에 연속 8위를 기록했고 2003년에는 스웨덴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7위에 올라섰다. 동북아의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지난해에는 2000년에 비해 162%가 늘어 증가율에서 한국보다 뒤졌고 중국은 같은 기간 212%로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였다. WIPO도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3국의 성장세가 눈부시다고 지적할 정도로 특허출원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것이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음에도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출원 건수가 부동의 세계 1위인 미국이나 2위인 일본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이 출원한 특허신청 건수는 4만5111건에 이르고 일본이 2만5145건, 독일은 1만5870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6위 자리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출원 건수가 4747건으로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세계 전체 특허출원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한국의 위상은 초라할 정도다. 지난해 전체 특허출원 건수(13만4000건)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33.6%로 전년보다 오히려 커졌고 일본이 18.8%, 독일은 11.8%를 차지했다. 이들 상위 3개국이 전체 특허 건수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특허출원의 상당 부분을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83건의 특허를 출원, 전년도 20위에서 6단계나 껑충 뛰어올라 14위를 기록했지만 돋보이는 다른 기업이 없다.
LG전자가 29위를 차지한 게 고작이고 두 기업의 출원 건수는 한국 전체 건수의 20% 가까이 된다. 높은 증가율에 만족하고 마냥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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