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경인방송의 신규사업자 선정을 위한 1차 공모를 유찰시킨 뒤 신속한 재공모 일정을 잡지 못해, 현 방송위 위원 임기내 신규사업자 선정 계획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방송위는 지난달 23일 기준점수 미달로 굿TV·경인열린방송(KTV)·TV경인(TVK)·KIBS·나라방송(NBC)등 5개 컨소시엄에 대한 경인방송 사업자 허가 추천을 미룬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재공모 일정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방송위원회는 9명의 위원들이 모두 모이는 전체회의를 매주 화요일에 열지만, 아직 재공모를 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가 경인민방 선정 세부방안을 발표한 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4개월 가까이 걸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2월중으로 경인방송 재공모가 이뤄져야 한다.
방송위 지상파 방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공고를 했을 경우 일정 추진을 하는 데 애로가 없을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며 2차 공모 성공을 위한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이어 “1차 심사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행정심판 소송 등을 3개월내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1차 공모 결과를 모든 컨소시엄이 승복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송위는 “현 방송위 심사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5월 이전에 재공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위측은 그러나 이달중으로 경인민방에 대한 재공모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물리적으로 현 방송위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 이전에 신규사업자들 선정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보이지는 않았다.
■5개 컨소시엄간 활발한 접촉 움직임
방송위가 1차 공모에서 절대평가 점수 미달을 근거로 경인민방 사업신청을 한 5개 컨소시엄을 모두 탈락시켰기 때문에 새로운 컨소시엄들의 합종연횡을 유도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들도 있다.
이와 관련 탈락한 컨소시엄업체들간 접촉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이번 경인민방 2차 공모에선 어떤 사업체가 2개 이상의 컨소시엄을 묶는 ‘그랜드컨소시엄’을 먼저 이루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들은 방송위의 세부점수 결과를 분석해 각 컨소시엄별로 점수가 모자라는 항목을 메워줄 최고의 궁합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특히 1000점 만점인 1차 공모에서 1위와 0.6점 차이로 2위에 머문 경인열린방송의 경우 가장 활발한 외부 컨소시엄 접촉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인열린방송 컨소시엄의 핵심관계자는 “나머지 3∼5위 사업자들 모두 일정부분을 보완하면 좋은 사업체들이라면서 한국단자, 휴맥스, CBS 등 모든 협력가능 사업체들을 만나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랜드컨소시엄’에 경인방송 사업권 넘어가나
일부 컨소시엄에서는 사업 철회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1차 공모 사업체중 2차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H컨소시엄의 경우 방송위의 세부점수 결과 발표 이후 사업을 거의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D컨소시엄은 1차 공모에선 자본금을 낮게 제시해 점수가 낮게 나온 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단독 컨소시엄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같은 이유로 이들업체들도 ‘그랜드 컨소시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방송위는 지난 2일 경인지역 지상파방송사업자 허가추천 심사위원회 심사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항목별로는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배점 170점) 부문에서 굿TV가 108.81로 가장 높았고 경인열린방송(106.47), KIBS(102.87), 나라방송(102.59), TV경인(98.83) 등이 뒤를 이었다.
배점이 220점으로 가장 많은 항목인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계획의 적정성’ 부문에서는 경인열린방송이 146.62로 1위를 기록했고 굿TV(140.10)와 나라방송(140.07) 등이 140점대를 얻었다. 반면 KIBS는 119.75를 받는데 그쳤고 TVK도 124.6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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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제2의 SBS'라고 불리는 '경인민방' 새사업자 선정을 위한 방송위원회의 재공모가 지연되고 있다. 방송위의 1차 공모유찰로 연초 방송 재개가 불투명한 경인방송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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