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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하이브리드債 발행 러시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6 14:20

수정 2014.11.07 00:10



주식과 채권형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하이브리드 채권이 20년 만에 가장 각광받는 수단으로 떠오르며 전세계 기업들이 이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고 6일 보도했다.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40억달러에서 올해 400억달러로 10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다양한 변수를 따져 가장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최소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혼합한 것이 특징이다. 해마다 확정 이자를 받는 채권이지만 주식처럼 만기가 없고 사고 팔 수 있다.


기업들은 만기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단이면서 수익성이 커 하이브리드 채권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3년 도입됐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 심사 총책임자인 제임스 이스포지토는 “하이브리드 채권은 일부를 즉각 팔아치우고 일부는 나중에 팔아치울 수 있는 유연성을 가졌다”며 “동시에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쉽게 줄지 않는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상위 500대 기업이 자본의 5%를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교체하면 자금조달액을 1000억달러가량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씨티그룹 국제금융부문 총책임자인 마이클 클라인은 “하이브리드 자본시장의 잠재력은 엄청나다”면서 “채권 발행자들과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다른 채권보다 훨씬 높아 정크본드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큰 자금조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 증권도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하이브리드 채권이 곧 정크본드 발행 규모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의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약 900억달러였다.

투자은행들도 앞다퉈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중개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일반 채권보다 수수료율이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지난해 신용도를 재평가한 후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기있는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채권시장 담당 책임자인 크리스 휘트먼은 “하이브리드 채권이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내내 대단한 화젯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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