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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7주년 윤리경영 선포]“대북사업 투명성 확보 北에 메시지 간접전달”

윤봉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6 14:20

수정 2014.11.07 00:09



현대아산이 6일 창립 7주년 기념식을 겸한 ‘윤리경영 선포식’을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남북경협 사업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실천이 요구된다”며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현대아산의 윤리경영 선포는 회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사업파트너인 북한에도 미묘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현대아산이 이날 임직원의 기본 윤리와 관련, 회사재산을 개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회사의 이해와 상충되는 행위 등을 금지한 것은 작년 개인비리로 물러난 김윤규 전 부회장 파동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윤리경영 선포 시점이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심재원 부사장과 이윤수 전무, 육재희 상무 등 김 전 부회장의 측근 인사들을 비상근 자문역으로 선임하고 윤만준 사장 체제를 구축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현정은 회장은 작년 김 전 부회장 사태가 불거진 직후 북한측의 강한 반발을 샀지만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특히 최근 인사에서 북한이 윤사장의 후임자로 거론한 심재원 부사장도 좌천시켜 자신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대북 사업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체제로는 남북경협 사업을 진행할 수 없으며 북한측의 반발이 아무리 거세다고 하더라도 정리할 문제는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현회장의 굳은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날의 윤리경영 선포는 이런 뜻을 다시 한번 북한측에 간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작년 이후 악화된 북한과의 관계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남북경협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대북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북한측 입장은 정주영,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전 부회장이 열의를 가지고 대북사업을 준비할 때와 지금의 현대아산은 너무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7월 현 회장이 방북했을 때 북한이 백두산과 개성관광을 합의한 것도 현대아산이 아닌 김윤규 전 부회장에게 약속한 것이며 합의직후 김 전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약속을 어겼다면 현대아산이 어긴 것이라는 것이 북한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작년에는 북한과의 오해가 있었지만 계속 이런 오해를 풀어나가고 있다”며 “오히려 이런 진통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오해는 머지않아 곧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사진설명=현대아산이 6일 서울 계동 본사에서 창립 7주년 기념식을 겸한 '윤리경영 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윤만준 사장이 윤리경영에 대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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