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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 일가 1兆 사회환원…삼성 구조본 기능 축소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7 14:20

수정 2014.11.07 00:08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고 복지기금 2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1조원에 달하는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키로 했다. 이러한 기금 규모는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은 또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독립경영 강화와 구조조정본부의 기능 축소(법무실 분리) 등 ‘투명경영·조직혁신’을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관한 증여세 부과처분소송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키로 했다.

7일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부회장)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 등에 따른 물의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이본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쟁점으로 떠올랐던 정치권의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본부장은 “시민단체는 물론 학계와 법조계 등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우리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삼성 경영에 쓴소리를 해줄 인사들을 초청, 조언을 구하고 자문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규모가 될 8000억원의 사회기금 헌납에 대해 이본부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등 증여 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에 헌납될 금액은 이회장 일가와 삼성계열사들이 설립한 장학재단 기금 4500억원과 지난해 사망한 이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재산 등 이회장 일가의 추가출연액 3500억원 등 모두 8000억원이며 이 금액의 운영 주체와 운영 방안은 정부가 시민단체와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이본부장은 밝혔다.

또한 2건의 소송을 취하키로 한데 대해 이본부장은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국민정서를 고려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에 소송을 취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본부장은 구조본 개편과 관련해 “구조조정본부의 기능을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하고 법무실을 분리시키는 등 축소 운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구조본은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계열사의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등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150명 선인 구조본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한편, 이본부장은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는 사외이사수를 과반수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사외이사에게 경영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이사회 보좌기구를 설치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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